정부, 해수부 이전·TF 가동하며 북극항로 육성 본격화LX판토스, 1100억원 투입해 부산신항에 대형 물류센터 착공북극항로 개척으로 미주·구주 ‘이중 라스트 포트’ 기대
  • ▲ 기존항로와 북극항로 비교 ⓒ해양수산부
    ▲ 기존항로와 북극항로 비교 ⓒ해양수산부
    정부가 부산을 북극항로 진출의 전진기지로 육성하면서, 물류기업의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LX판토스는 최근 부산신항에 대형 물류센터를 착공하며 물동량 증가와 물류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북극항로 진출 거점 육성’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북극항로위원회’를 구성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대통령실 산하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 신설을 공약하며, 부산을 북극항로 시대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가 북극항로 선점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부산의 지리적 강점이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 경로로, 기존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항로보다 약 7000㎞, 최대 32% 단축된다.

    운송 시간도 평균 35일에서 25일로 약 10일가량 줄어들 수 있어 전문가들은 2030년께 여름철 북극 중심 항로 운항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유럽 간 항해 거리 단축은 물류 혁신과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도 항만 배후단지 고도화와 해외 물류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종합 항만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LX판토스는 지난 19일 부산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배후단지에서 ‘신항에코물류센터’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2010년부터 부산신항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해온 LX판토스는 이번에 1100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18개 크기인 12만5720㎡ 부지에 대형 물류센터를 조성한다. 준공 목표는 내년 12월이다.

    신규 물류센터는 해상·항공·철도 물류를 통합하는 GLC(Global Logistics Center)로 구축되며, 고부가가치 가공·조립·포장부터 항온·항습 관리까지 스마트 물류 기능이 집약된다.

    이번 시설은 LX판토스가 90%, LG전자가 10%의 지분을 출자한 물류-화주 간 전략적 협력 모델로, LG전자의 경남권 수출입 물량을 중심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다양한 산업군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주기업으로부터 재고 및 창고 관리, 제품 수·배송, 유통 및 가공, 원자재 수급 등 물류 전 과정을 장기 계약 형태로 위탁받아 수행하는 계약물류 방식으로, LX판토스의 종합 물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약 13만7000TEU 규모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은 현재 세계 2위 환적 물동량, 세계 7위 컨테이너 처리량을 기록하는 글로벌 항만이다.

    지금까지는 미주 항로에서 ‘라스트 포트(Last Port)’로서의 기능을 해왔지만, 북극항로가 본격화될 경우 유럽 항로에서도 라스트 포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부산이 양대 항로에서 모두 전략적 허브 위상을 갖추는 셈이다.

    LX판토스의 이번 투자는 동북아 물류 허브이자 북극항로 관문항으로 부상 중인 부산에 핵심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국가 물류 경쟁력 제고와 수출입 물동량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X판토스 관계자는 "향후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부산신항 배후단지에 물류센터를 구축해 고객사 수출입 물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고부가가치 물류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