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경제 관료로 국정상황실장 역임하며 승승장구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사실상 '유배 생활'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한 복귀, 마지막 경제 부총리로 유력했지만 끝내 발탁 안돼 내정 발표 후 "진짜성장 경제대혁신 추진할 것" 포부
  • ▲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인선 발표 이후 서울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인선 발표 이후 서울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경제 부총리 인선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당사자에게 '낙점 사실'까지 통보하고, 인선을 하지 않았다는 소식도 있다. 주인공은 바로 구윤철 당시 국무조정실장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그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좌파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 중 핵심'으로 자리해 왔다. 

    구 후보자는 1965년생으로 대구 영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예산제도과,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 등을 거쳤다. 

    그의 관료 생활은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화려했다. 경제 관료 출신임에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인사제도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을 맡았다. 동기들은 과장급이었지만, 그는 이미 1급의 지위를 얻으면서 정부의 가장 핵심 자리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야인 생활을 하던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예산실장과 예산을 담당하는 2차관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는데 여기에서 그는 역대 최장수(2년1개월) 국무조정실장의 기록을 세운다. 

    역대 최장수의 화려함 뒤에는 사실 그늘이 있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말년에 청와대로부터 경제부총리로 승진할 것이라는 사실을 언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제팀 인선이 마지막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정식 장관이 아닌, 장관급으로 자리를 마쳤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인 구 후보자는 인사, 예산, 정책조정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청와대에서 오랜 근무 경험을 가져 정무 감각과 부처간 조율 능력을 지니고 있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도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혁신적 리더십으로 업무 처리가 뛰어날 뿐 아니라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해 평판이 좋은 상사로 평가받았다. 기재부 노동조합이 실시한 '닮고 싶은 상사'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구 후보자는 공직 생활을 마친 뒤 저서 '레볼루션 코리아'를 통해 AI에 중점을 둔 국가 전략을 구상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우리가 AI에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산업 뿐 아니라 교육과 복지, 사회 전반에 AI를 우선 적용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후보자는 지명 직후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모두발언문에서 "대외충격과 저성장·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로 엄중한 상황에서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진짜성장을 위한 경제대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후보자는 특히 경제대혁신과 관련해 "기본 방향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처럼 경영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 이라며 "진짜 주주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공무원은 주주의 뜻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해 국가 경제를 경영해야 하는 대리인, 핵심 사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등 신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새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성장의 기회와 과실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대구(1965년생) △대구 영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중앙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32회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 △경북문화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