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31% 오른 코스피 … 밸류 부담에 차익 실현 압력 확대단기급등 종목에서 소외업종으로 순환매 지속 전망상호관세 유예기한 도래·기업 실적 앞두고 변동성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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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급등하며 단기간에 3100대를 돌파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단기 수익을 위한 차익 실현과 저가 매수 흐름이 동반되는 가운데 활발한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상승 탄력 둔화 가능성을 점치며 주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를 조언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부터 이달 25일까지 15.21% 상승하며 종가 기준 3100대에 올라선 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8% 상승한 3073.39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등세를 유지했지만 단기 급등 피로감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AI(인공지능), 스테이블코인 등 정책 기대감에 급등한 IT 종목과 밸류업 기대감에 상승했던 증권업종 등을 위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지난 25일부터 3거래일간 11% 넘게 하락했다. 지난 18일 하루 만에 18% 가까이 뛴 이래로 5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이후 다시 급락세를 탔다. 카카오도 18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간 36% 반짝 상승한 뒤 이후 3일간 13% 급락했다.

    최근 주도주로 거론됐던 AI 종목들이 빠지는 사이 그간 랠리에서 소외됐던 업종들로 빠른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

    관세 전쟁 이후 존재감이 미미했던 자동차 업종은 지난 25일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5%, 4%대 상승했고, 지난 24일에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출시 호재로 이차전지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3100대를 찍은 이후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종목별 순환매가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현재 국내 증시가 호재를 대부분 반영하면서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코스피는 트럼프 관세로 급락했던 4월9일 저점(2328.20포인트) 이후 지난 27일까지 불과 2개월여 만에 31% 급등했다. 때문에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다소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역사적인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을 살펴보면, 8배가 저점 근처이며 12배가 고점에 해당한다"며 "코스피 3100대에서 PER은 10.5배로 고평가를 논한 수준은 아니지만 저평가 매력이 제한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내달 상호관세 유예 기한 도래, 실적 발표 등 주요 일정을 앞두고 차익 실현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만큼 정책 모멘텀 기대로 주가 하방은 견고하겠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 등 상승 재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익 실현 압력이 확대되는 만큼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정 긴장 완화와 정책 기대감 등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이슈들이 증시에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면서 "금융시장 환경 이외에도 관세, 정치적 일정을 앞둔 노이즈로 차익 실현 압력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옥석 가리기가 분주하다. 6월 강세장에서도 밸류에이션이 크게 확장되지 않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헬스케어 종목들과 실적 대비 저평가된 반도체 종목에 대한 조정 시 매수를 주목한다. 

    염동찬 연구원은 "외국인의 지분율이 낮으면서 4월 이후 강세 국면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나지 않은 종목, 이에 더해 밸류에이션 확장 역시 나타나지 않은 업종은 '헬스케어'"라며 "PER 레벨 자체가 다른 업종 대비 높다는 단점은 존재하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레벨의 부담이 있는 현재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원전, 소프트웨어, 금융 등 정책 기대감이 유입된 종목은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한편 실적 대비 저평가된 반도체, 건강관리, 자동차, 이차전지, 화학, 소매유통, 소비재 업종은 순환매 과정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