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 수익률 13.8% … 코스닥은 6.2% 올라새 정부 정책 수혜·실적株 등 증시 주도주 코스피 대거 포진제약·바이오 등 코스닥 간판 종목들 상대적 약세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 커져 … 코스닥, 하반기 상승 탄력 강화 기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새 정부의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코스피 시장이 3100포인트를 재차 돌파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업종이 코스피에 대거 포진한 가운데 코스닥의 간판 종목들은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파른 상승세에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증권가에선 하반기 코스닥 시장의 상승 탄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13.86% 상승하면서 3071.70에 마감했다. 3년 반 만에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대)'를 달성한 코스피는 지난 6월 20일 이후 7거래일 연속 3000대를 유지했다.

    월간 주가 상승률은 2020년 11월(14.29%)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역대 월간 주가 상승률은 2001년 IT(정보기술) 버블 급락 이후와 2001년 9·11 테러 직후,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20년 코로나 강세장 때보다도 가파른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상승세는 세계 주요국과 견줘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수익률은 27.4%로, 전 세계 주요 20국(G20) 중 러시아(26.1%), 독일(20.7%), 남아프리카공화국(17%) 등을 제쳤다.

    반면 지난달 코스닥은 6.2%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피는 거침없는 상승세에 꿈의 '삼천피'를 달성하며 일각에선 '오천피' 기대감까지 키우고 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000포인트를 넘겼던 코스닥은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대)'까진 요원한 모습이다. 지수는 지난해 8월 2일 800선을 내준 이후 이후 현재까지 장기간 700포인트 박스권에 갇혀 있다.

    7월 첫날인 이날도 비슷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7% 급등한 3126.18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0.69% 상승한 786.87을 기록하고 있다.

    양 시장 간 수익률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지는 건 증시 주도주의 영향에서 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는 코스피 시장에 쏠려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는 상법개정과 증시 부양책 기대감이 반영된 지주사, 증권, 금융업종을 비롯해 해외 수출 실적이 기대되는 방산과 원전 업종의 질주에 힘입어 급등했다.

    국회 상법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날도 한화, LG, CJ, LS 등 지주사들은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HS효성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는 이들 업종의 비중이 작다. 코스닥 시장의 간판업종인 이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섹터는 상대적인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달 불과 0.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 지수 중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이들 주력 업종의 부진과 더불어 내수경기 부진,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중소형주들의 약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코스닥을 집중 매수해온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코스피 주식을 1조3274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주식은 무려 4조20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박스권을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는 주가 흐름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역대급 불장이라고 하지만 코스닥 중소형 종목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이 큰 장"이라면서 "시장이 강하게 치솟다보니 '가는 놈만 가는 장'이라는 인식 속에 수급이 저조한 종목에선 돈이 빠지고, 그 돈을 빼서 잘가는 종목으로 투자하는 수급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올해 하반기엔 코스피 대비 덜 오른 코스닥의 상대적인 상승을 점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벤처 투자 확대 등 중소기업 친화 정책 등이 대기 중인데다 밸류에이션상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기대수익률 대비 코스닥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상법 개정 이슈 외에도 향후 벤처 투자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나 중소기업 친화적 정책 등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점차 코스닥에 대한 관심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공약대로 정책이 속도감 있게 실현되는 과정에서 폴리시믹스(정책 조합) 모멘텀이 확대되며 주식시장은 재차 이를 반영할 것"이라면서 "대내적 요인에 더 민감한 코스닥 시장의 상승 탄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