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공모기업 수 대폭 증가 … 올 들어 최다IPO 제도 강화 앞서 서둘러 공모 절차 돌입 영향대어급 대한조선 등판 등 온기 확산 기대 … 제도 변화 따른 시장 위축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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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이 7월 모처럼 활발한 모습이다. 이달 본격 개편·시행되는 IPO(기업공개) 제도에 앞서 지난달 상장 준비 기업들이 서둘러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영향이다. 제도 변화에 따른 수급 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어급 대한조선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시장에는 기대와 경계가 뒤섞였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공모기업 수는 코스피·코스닥·스팩을 합쳐 15곳이다. 6곳에 불과했던 지난달과 비교할 때 2배 넘게 늘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최다 수준이다.상반기 공모주 건수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13건, 10건을 기록한 데 이어 3, 5, 6월엔 6건, 4월 8건 등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이달 대형 공모가 여럿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대한조선(5000억원), 삼양컴텍(1116억원), 에스엔시스(570억원), 지투지바이오(522억원) 등 4개사는 공모 규모가 500억원을 상회한다.일반 투자자들 상대로 한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기업은 ▲아우토크립트(3~4일) ▲아이티켐(10~11일) ▲도우인시스(14~15일) ▲삼양컴텍·뉴로핏(15~16일) ▲엔알비(17~18일) ▲프로티나(18~21일) ▲대한조선(22~23일) ▲에스투더블유·지투지바이오(24~25일) 등이다.◇ "기관 단타방지" 제도 변화에 서둘러 공모절차 돌입7월부터 시행되는 금융당국의 수요예측 제도 변경안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이례적으로 많은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5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5곳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대한조선, 그래피, 에스엔시스, 제이피아이헬스케어, 에스투더블유 등 7곳에 달한다.
특히 하반기 첫 대어급 IPO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한조선은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하루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시장에선 이달부터 개편·적용되는 공모주 제도 의식해 회사들이 서둘러 공모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변화된 제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40% 이상은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된다.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할 경우 주관사가 전체 공모 물량의 1%를 취득해 6개월간 의무 보유해야 한다.
이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 확약 없이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의 차익 실현으로 상장 직후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가 반복됐던 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치로 그간 공모주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공모가 '뻥튀기' 논란과 기관 투자자의 단기 차익 실현 현상이 제한될 전망이다.
◇ 모처럼 IPO 시장 온기 돌까, 위축될까 … 시장 여파 예의주시
이달 다양한 기업이 공모주 시장에 출격하는 가운데 대어급 기대주인 대한조선까지 IPO 시장에 온기가 돌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대한조선은 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과 맞물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회사로,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롯데글로벌로지스, 디앤솔루션즈 등 IPO 대어들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이를 계기로 케이뱅크를 비롯한 잠재 대어들의 등장으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다만 정부가 공모주 제도 개편을 본격 시행하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는 강화됐지만 기업들의 상장 문턱은 더 높아졌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제도가 새롭게 시행되는 만큼 기관투자자 전략 변화, 청약 수급, 주가 안정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서다. 때문에 의무보유 요건 강화가 오히려 투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시행될 규제로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서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인 만큼 규제 시행 이후 무리한 확약을 통한 물량 확보보다는 상장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개선된 제도가 충분히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의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