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9조원 넘을 가능성도HBM 주도권 덕 … 美 관세 영향 제한적규격 완화에 장비 투자 부담 ↓ 수익성 ↑
  •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1위인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AI 열풍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연달아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0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8조92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63.17% 증가하며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증권가는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수출 기업들은 반토막 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부진한 성적을 냈다. 미국 관세 리스크, 무역 분쟁, 물류비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굳히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AI GPU인 '블랙웰 GB300'에 HBM3E(5세대) 12단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 미국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HBM3E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지만 아직 수율 등의 문제로 많은 물량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 SK하이닉스 청주 M15X팹 조감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청주 M15X팹 조감도ⓒSK하이닉스
    하반기에도 SK하이닉스의 꽃놀이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매출 기준 공동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올해 27조원의 대규모 CAPEX(시설투자)를 단행하며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21조원보다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중 충북 청주 M15X 팹을 완공하고 HBM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당분간 장비 도입에 대한 비용 부담도 덜었다. 제덱(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이 HBM4 높이 규격을 720㎛(마이크로미터)에서 775㎛로 완화 시키며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쌓아야 할 D램 간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본딩 방식을 도입해야 하고, 막대한 가격의 하이브리드 본더를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높이에 대한 기준이 완화되면서 기존의 TC본더로 충분히 HBM4 12단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반도체 관세도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고, 업계에선 이르면 이달 말 세부 사항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당장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세를 높일 경우 미국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돼 당장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는 못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의 D램 매출 중 절반이 HBM에서 나오고 있고 환율 하락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HBM3E 12단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HBM4 가격 상승폭을 주시해야 하지만 아직 삼성,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입지가 크게 위협을 주지 않고 있어 당분간 실적 호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