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에도 뉴욕증시 기술주 주도 반등 …엔비디아 '새 역사'"엔비디아 주가 더 간다" … 씨티 목표주가 190달러 상향거품 우려에도 기술주 주도 상승 랠리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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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AI(인공지능)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주가 사상 첫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성장성을 볼 때 추가 상승 여력을 점치는 것은 물론 하반기 기술주 주도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1.80% 상승한 162.8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3조9720달러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 중 약 2.5% 오른 164.4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사상 최초로 시총 4조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4조달러는 현재 한국 시총 1위인 삼성전자(2900억달러)를 13개 이상 합친 가치다.

    지난 2022년 말 오픈 AI가 생성형 AI를 내놓은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상승랠리를 이어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에 오른 뒤 지난해 6월 시총 3조달러에 진입한 바 있다.

    올 들어서도 엔비디아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21% 올랐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4조달러 돌파는 엔비디아와 기술 업계가 AI 혁명의 다음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과 필리핀 등 8개국에 추가 관세 서한을 발송했지만 시장은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기술주의 훈풍 속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7.54포인트(0.49%), S&P500지수는 37.74포인트(0.61%), 나스닥지수는 192.87포인트(0.94%) 상승 마감했다.

    레인워터에쿼티의 조셉 샤포쉬닉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관세 소식과 변동성에 익숙해졌다"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비디아 주가 더 간다" … 기술주 랠리 지속 전망

    엔비디아의 주가가 상승을 이어가는 건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과 데이터센터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 영향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2025년 2월~2026년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53.7% 급증한 2005억달러, 영업이익은 54.2% 불어난 1256억달러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80% 이상, AI 가속기 시장에선 95% 이상 점유하고 있다.

    월가에선 엔비디아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각국 정부가 자국 내 AI 인프라와 데이터를 생산·통제하는 '소버린 AI'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씨티그룹은 지난 7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180달러에서 190달러로 높였다. 투자사 루프 캐피털은 엔비디아가 2028년까지 시총 6조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의 아티프 말릭 분석가는 "소버린 AI 수요는 2025회계연도에 이미 엔비디아 매출에 수십억달러 규모로 기여했고, 내년에는 더 증가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사실상 세계 모든 소버린 AI 계약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루프 캐피털의 아난다 바루아와 알렉 발레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AI 분야 핵심 기술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의 펀더멘털이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앞으로도 AI 주도 기술주의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성장은 큰 흐름의 AI 기술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오픈AI와 협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들어 19% 상승했고, AI 인재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메타 플랫폼스는 주가가 25% 올랐다. 반면 AI 전략 부재로 고전하고 있는 애플은 15% 이상 내렸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애널리스트는 "대형 기술주 외에도 AI 열풍이 중소형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기존 반도체 업종 내 후발주자들뿐 아니라 사이버보안, 빅데이터 등 다양한 산업군 전반에서 AI 관련 종목들이 반등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기술주의 거품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확실한 거품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한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공동 창립자인 제시카 라베는 "나스닥이 하락세 이후 2년 동안 상승하는 것보다 3~6년 연속 상승하는 것이 더 흔하다"면서 "현재 3년째 중반에 접어든 기술주 강세장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해밀턴캐피털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알론소 무노즈는 "우리는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며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에 "투자를 두 배로 늘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