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노르웨이숲' 일반부양 97가구중 75가구 무순위청약1순위 선전했지만 미계약 속출…'디 아테온' 계약률 10%미분양 해소 지연될듯…중견·중소건설 나홀로 단지 직격타
  • ▲ 서울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서울 주택시장에 진출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순위에서 두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정작 정당계약 단계에서 미계약이 속출,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엎친데덮친격으로 6·27대출규제까지 시행되면서 미분양 소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중구 황학동 '청계 노르웨이숲'은 오는 16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분양한 97가구 가운데 약 77%가 주인을 찾지 못한 까닭이다. 

    황학동 지역주택사업으로 공급되는 이 단지는 총 404가구 규모로 시공능력평가 160위 유림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당초 이 단지는 지난 4월 43가구를 모집한 1·2순위청약에 917명이 신청하며 평균경쟁률 21.3대 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계약물량은 22건에 그쳤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입지만 보고 무조건 청약을 넣었다가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분양가,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이들이 적잖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건설사인 에이블피앤지가 시행·시공을 맡은 강동구 길동 '디 아테온'도 일반분양물량 64가구중 58가구가 무순위청약으로 나왔다.

    지난달 실시한 1·2순위청약에서 7.69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집인원을 모두 채웠지만 계약건수는 6가구에 그쳤다.
  • ▲ 서울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서울내 분양사업장임에도 미달물량을 소진하지 못해 10차이상 무순위청약을 받는 곳도 적잖다.

    양우건설(시평 50위)이 시공하는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트지'는 최근 잔여물량 5가구에 대한 10차 무순위청약을 받았다.

    지난해 8월 1·2순위청약에선 전타입 마감에 성공했지만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미달물량이 남아있다.

    분양업계에선 일부 청약자들의 '묻지마 청약' 탓에 1·2순위 경쟁률과 실제 계약률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서울내 분양사업장은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식의 청약신청이 적잖다"며 "문제는 중견·중소건설사 공급단지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인데다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계약을 포기해버리는 당첨자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묻지마 청약을 지양해달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일례로 이달 초 12차 무순위청약까지 받은 '에비뉴 청계'는 모집공고문을 통해 "최근 묻지마 청약을 하고 계약을 하지 않아 실수요자 당첨기회가 상실돼 선의의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며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자금 사정으로 계약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 청약신청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중견·중소건설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출제한으로 청약자들의 자금 마련 문턱이 높아지면서 미분양물량 소진이 현재보다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에선 중소건설사 '나홀로 단지'도 20평대가 10억원, 30평대가 15억원에 이른다"며 "현 상황에선 할인분양을 해도 미분양 털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