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유전자 직접 증폭방식과 목표 유전자 형광 검출 시스템 융합한 새 플랫폼5㎕ 혈액으로 90분 이내 도핑 유전자 4종 동시 검출 … 최대 84시간 지나서도 검출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국민대·서울대와 공동 연구 진행융합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온라인 게재
  •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려대 생명공학부 박희호 교수, KIST 도핑콘트롤센터 성창민 책임연구원, 국민대 바이오발효융합학과 손보람 교수, KIST 도핑콘트롤센터 김민영 전문원, KIST 도핑콘트롤센터 이준엽 박사후연구원, 고려대 최효민 석사과정.ⓒ고려대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려대 생명공학부 박희호 교수, KIST 도핑콘트롤센터 성창민 책임연구원, 국민대 바이오발효융합학과 손보람 교수, KIST 도핑콘트롤센터 김민영 전문원, KIST 도핑콘트롤센터 이준엽 박사후연구원, 고려대 최효민 석사과정.ⓒ고려대
    고려대학교는 생명공학부 박희호 교수 연구팀이 고감도 유전자·세포 도핑 분석 기술(HiMDA)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단백질 기반 분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통합 감시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성창민 박사 연구팀, 국민대·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진행했다.

    최근 유전자·세포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경기력 향상에 악용하는 유전자·세포 도핑이 스포츠계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 2021년 유전자 도핑 분석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핑 유전자가 발현한 단백질은 생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내인성 단백질과 구조적으로 같아 기존 단백질 기반 분석법으로는 탐지가 어렵고 검출 시간도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유전자(DNA)를 따로 추출하지 않고도 혈액 내 도핑 유전자를 직접 증폭할 수 있는 기술(blood direct PCR)과 목표 유전자를 인식해 형광으로 검출하는 시스템(CRISPR-Cas12a)을 융합한 HiMDA 플랫폼을 개발했다. 특히 유전자가 특정 효소에 의해 잘릴 때 나타나는 고유한 '유전자 단편 절단 패턴'을 기반으로 이중 검증 절차를 적용해 분석의 신뢰도를 높였다.
  • ▲ CRISPR-Cas12a 시스템과 blood direct PCR을 통합해 유전자 및 세포 도핑 유전자를 동시에 고감도로 분석하는 HiMDA 플랫폼의 전체 흐름을 시각화한 이미지.ⓒ고려대
    ▲ CRISPR-Cas12a 시스템과 blood direct PCR을 통합해 유전자 및 세포 도핑 유전자를 동시에 고감도로 분석하는 HiMDA 플랫폼의 전체 흐름을 시각화한 이미지.ⓒ고려대
    연구팀은 유전자·세포 도핑이 실제 생체 환경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도핑 유전자를 탑재한 플라스미드(고리형 DNA 분자 운반체)와 도핑 세포를 실험동물에 주입해 생체 도핑 모델을 구현했다. 그 결과 5마이크로리터(㎕, 1㎕는 1ℓ의 100만분의 1ℓ)의 극소량 혈액으로 4종의 도핑 유전자를 90분 이내에 동시 검출했다. 체내 주입 후 최대 8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도 도핑 유전자 검출이 가능했다. 이는 기존 분석법보다 4배 이상 향상된 민감도를 보여준다. ▲장기 추적 ▲정밀 분석 ▲다중 표적 감시에 모두 적용 가능한 실효성 높은 기술임을 증명했다. 앞으로 유전자·세포 치료 기술의 오용 감시와 새로운 국제 도핑 규제 기준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세포 기반 도핑을 생체 내에서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고감도로 검출한 사례"라며 "기존 도핑 감시 체계를 넘어 진화하는 유전자·세포 기반 도핑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비의도적 유전자·세포 기반 도핑 사용 감시나 장기 추적 분석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논문은 융합과학 분야의 SCIE급 국제 학술지 '과학 발전(Science Advances)'에 지난 9일 온라인 게재됐다. 고려대 최효민 석사과정, KIST 도핑콘트롤센터 이준엽 박사후연구원과 김민영 전문원이 공동 제1저자, 고려대 박희호 교수, KIST 도핑콘트롤센터 성창민 책임연구원, 국민대 바이오발효융합학과 손보람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BRL), 농림축산식품부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 해양수산부 대체해조육 및 수산배양육 기술개발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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