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 두 자릿수 감소 … 연간 목표 달성도 불투명윤상현 부회장 "경영 실패" vs 윤여원 대표 "성장 노력 지속" 법적 분쟁도 장기화 … 업계, 기업가치·신뢰도 하락 우려도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콜마비앤에이치가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경영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올 상반기 잠정 매출 2270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11.8% 감소한 수치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실적은 뒷걸음쳤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분기부터 역성장 조짐이 뚜렷했다. 1분기 매출은 1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2.1% 급감한 36억원에 그쳤다. 이에 회사 측은 4~5월 각각 약 36억원의 월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들어 하반기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이례적으로 연간 실적 전망도 공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회사가 제시한 연간 연결 기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350억원(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의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실적 회복 가능성을 자신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단기 실적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중요하다"며 "원료 포트폴리오 혁신, R&D 강화 등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1분기 대비 실적이 뚜렷이 개선된 만큼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수익성 회복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연간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한국콜마 내곡동 본사
    ▲ 한국콜마 내곡동 본사
    이번 실적 발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 나왔기 때문이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정체와 시가총액 급락을 이유로 경영 실패를 주장하며 윤 대표의 해임을 요구해왔다.

    자회사의 실적이 콜마홀딩스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주가치를 회복하려면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해 경영진 교체를 추진 중이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윤 대표가 경영을 맡은 2020년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20년 별도 기준 95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39억원으로 약 75%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가도 7만원대에서 1만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1만5020원이며 시가총액은 2조1000억원에서 4400억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반면 윤여원 대표는 경영은 잘해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역대 최대 매출 기록과 함께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실적 부진으로 윤 대표의 방어 논리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경우 이사회 내 표심 변화나 주주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나온 성적표라는 점에서 내부 판단이나 주주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갈등이 장기화되면 기업가치나 대외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 간 법적 분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윤 대표는 위법행위 유지 금지 가처분을 내며 맞섰다. 이달 2일 첫 심문이 진행됐고 법원은 전날까지 양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해 관련 자료는 모두 제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