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전산 장애에 해킹 가능성까지공모주 청약 차질·고객 불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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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은행 인터넷뱅킹 갈무리
국내 주요 금융기관에서 잇따라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81시간 넘게 전산이 멈췄던 SGI서울보증에 이어 18일 오후에는 신한은행에서도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SOL) 이체가 한동안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오후 한때 신한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마비되면서 고객들은 이체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쏠뱅크 앱에서는 “대외기관과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서비스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고, 일부 고객에게는 “모듈의 입출력 구조체 정보가 변경되었습니다. 모듈을 호출하는 프로그램의 재컴파일이 필요합니다”라는 기술적인 오류 안내가 팝업 형태로 뜨기도 했다. 일반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가 그대로 노출돼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약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 50분경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은 여전히 팽배하다. 신한은행은 이번 장애의 원인을 내부 시스템 오류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특히 이날은 일부 공모주 청약 마감일이었던 터라 KB증권·NH투자증권 등을 통해 자금을 이체하려던 투자자들이 기회를 놓치는 등 실질적인 피해 사례도 속출했다. 고객센터와 텔레뱅킹도 정상 작동하지 않아 대체 수단조차 없는 상황이었다.앞서 SGI서울보증은 지난 14일 새벽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전산 시스템이 마비됐다. 전세대출 보증서 발급 등 핵심 업무가 멈춰 소비자 불편이 커졌고, 일부 보증 업무는 수기로 처리됐다. 복구에는 81시간 20분이 소요됐으며, 17일 오전 10시부터 대면·비대면 보증서 발급이 재개됐다. 그러나 내부 업무 시스템은 여전히 일부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경찰 등 관계기관은 SGI서울보증 해킹 경로와 개인정보 유출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보안업계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 기반 랜섬웨어 조직 ‘건라(Gunra)’를 지목하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와 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연이은 전산 장애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보안 역량과 사후 대응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한편 SGI서울보증이 전날부터 운영을 시작한 고객 피해 신고센터에는 첫날에만 55건의 피해 접수가 이뤄졌다. 보증서 지연 발급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의 이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되는 등 직접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이번 일련의 사태는 금융권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