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첫 'AI 생성 VFX' 시퀀스 공개… "제작비·제작 시간 대폭 절감"콘텐츠 제작 방식의 본격적인 전환 예고… 광고 업계에도 큰 변화AI, 광고 제작 환경뿐만 아니라 대행사의 비즈니스 구조·생존 전략까지 영향 미쳐"AI로 어떤 스토리텔링 만들어내는지가 쟁점 될 것"
-
-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El Eternauta)' 속 한 장면. ©Netflix
"(실사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장면을 AI(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기존 대비 10배 빠르게, 훨씬 적은 비용으로요."글로벌 최대 콘텐츠 플랫폼이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가 공식적으로 밝힌 첫 'AI 생성 시각효과(VFX)' 시퀀스에 대한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아르헨티나 SF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El Eternauta)'의 건물 붕괴 장면을 AI 기반의 VFX로 완성한 사실을 공개하며,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본격적인 전환을 예고했다.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해당 VFX 시퀀스를 기존의 전통적인 시각효과 도구와 작업 흐름으로 했다면 걸렸을 시간보다 10배 빠르게 완성했다"며 "기존 방식으로 제작하는 비용으로는 (해당 장면 제작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획기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 것은 물론, 불가능을 가능케했다는 그의 발언은 AI가 콘텐츠 제작 환경을 얼마나 크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기존에는 기술적·예산적 한계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장면들이, 이제는 생성형 AI를 통해 실제 구현 가능한 선택지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창작 방식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22일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이러한 변화는 콘텐츠 제작의 최전방인 광고 업계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AI 모델이 광고 모델로 나서고, AI 보이스는 성우 없이도 다국어 더빙을 완성한다. AI 스토리보드 툴은 콘티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날씨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AI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이미지는 많은 돈과 시간이 투여되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도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광고 제작 전 과정에서 AI가 사람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제작비 절감과 시간 단축은 물론 광고에서 시도할 수 있는 표현의 범위 또한 급격히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
- ▲ AI가 생성한 '화장품 광고 모델' 이미지. ©ChatGPT
국내 광고대행사의 한 전문가는 "광고 모델이나 성우의 경우, 글로벌 캠페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단가가 훨씬 더 비싸진다. 이를 AI로 대체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재촬영, 재녹음이 가능하고 수정 또한 용이하다"며 "최근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AI 특유의 부자연스러움까지 해결돼 광고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최근 온에어되는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에서는 AI로 제작된 캠페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LG생활건강의 세탁세제 브랜드 피지(FiJi)는 브랜드 모델인 탁구선수 신유빈을 AI로 구현해 실제 촬영 없이 제작한 100% AI 광고를 공개했고, 오비맥주 버드와이저(Budweiser)도 생성형 AI로 완성한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Brand Manifesto Film)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또한 국내 광고대행사와 제작사들은 일반적인 촬영 없이 전면 AI 기반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자체 광고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이는 광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촬영, 편집, 후반 작업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AI가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준다.AI가 변화시킨 것은 비단 광고 제작 환경에 그치지 않는다.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광고주들이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를 요구하는 곳들이 많은데, 매출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해왔던 대행사들도 최근에는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힘겨워한다"며 "때문에 많은 인력과 예산, 시간이 투입되는 전통적인 광고 대행 대신 아예 AI 기반 광고 대행사로 전환을 고민하는 곳들도 많다. AI가 광고 제작 환경뿐만 아니라, 대행사의 비즈니스 구조와 생존 전략까지 바꾸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또한 광고 산업에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목소리의 저작권, 초상권 문제와 같은 법적·윤리적 쟁점도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생성된 AI 모델이 허가 없이 활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이나, 학습 데이터의 출처 문제 등은 향후 광고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의 마케팅비 축소로 인해 AI로 광고를 제작해 비용과 시간을 효용성 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목적 없이 사용될 경우 크리에이티브의 주도권이 테크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광고회사들이 AI로 어떤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는지가 앞으로의 싸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생성형 AI는 광고 제작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도구이자,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제 광고 업계는 기술의 활용을 넘어, AI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깊게 고민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