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필리십야드 본격 시너지 창출미국 현지서 고부가가치 선박 사업 확대HD현대, 미국 이어 아프리카 진출 검토생산 효율성 극대화·인재 양성 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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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한국조선해양
    K-조선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노하우 전수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각국의 조선업 재건 정책과 맞물려 한국 조선사에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K-조선이 글로벌 해양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로부터 348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고, 추가 1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함께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오션 계열사인 한화해운이 한화필리십야드에 발주한 LNG운반선을 한화필리십야드가 다시 한화오션에 하청을 줘 공동 건조하는 구조로 체결됐다.

    한화오션이 미국 내 선제적으로 확보한 신조 역량을 본격적으로 활용에 나선 모습이다. 필리십야드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조선소로, 과거 미국 상선의 50% 이상을 건조했던 핵심 시설이다. 한화오션은 이곳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해저암석설치선(SRIV), 컨테이너선 등 총 7척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오션은 LNG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LNG운반선 건조의 상당 부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이뤄지며, 필리십야드가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미국 법령과 해양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인증작업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미국이 추진 중인 ‘미국산 LNG 수출 운송 의무화 정책’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 ▲ 한화필리십야드. ⓒ한화오션
    ▲ 한화필리십야드.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필리십야드의 연간 건조량을 현재 1~1.5척에서 2030년까지 10척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야드 시스템과 용접 로봇 등 첨단기술을 도입,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50여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170명 이상의 견습생이 실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8주간의 집중 훈련을 통해 전문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 확보도 추진 중이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와 샌디에이고에서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에서 40~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업체로, 한화는 오스탈의 기술과 미국 내 사업망을 활용해 군함 건조와 MRO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이 조선소 인수와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라면, HD현대는 현지 조선사와의 협력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는 현재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 조선소에 설계, 자재 공급, 기술지원 등을 제공해 현지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내 5개의 상선 건조 야드를 보유한 조선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HD현대와 헌팅턴잉걸스는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선박 건조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디지털 조선소 구축과 함께 생산 인력 교육 및 기자재 공급망 참여도 함께 추진한다. ECO와의 협력을 통해선 미국 내 조선소에서 중형급 컨테이너 운반선을 함께 건조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인도 ‘코친조선소’, 필리핀 ‘수빅조선소’와도 협력 체계를 갖추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수빅 야드 내 군수지원센터를 설치, 필리핀 군함의 MRO 사업을 영위 중이며 인도에서는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건조를 지원하며 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