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자동차’, 4%대 강세 … 지수 구성 종목 일제히↑美, 대일 자동차 품목 관세율 기존 25%→12.5%로 인하현기차 2분기 실적 부진 전망 … 협상 타결 여부가 관건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국내 자동차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다.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한국도 유사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전장(1974.78)보다 94.28포인트(4.77%) 오른 2069.0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스피(0.44%)·코스닥(0.07%)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1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991만주, 1조2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스엘이 12.80%나 급등했으며 ▲화신(9.31%) ▲기아(8.49%) ▲HL만도(7.57%) ▲현대차(7.51%) ▲서연이화(6.94%) 등이 동반 상승했다. 일진하이솔루스 홀로 0.84% 하락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자동차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5.10% 상승해 수익률 기준 전체 1002개 ETF 중 3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자산운용 ‘KODEX 자동차’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도 각각 4.94%, 4.80%로 5, 6위에 올랐다.

    이는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한국도 유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일본과의 대규모 협정을 완료했다”며 “아마도 역대 최대 규모의 협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한화 약 760조원)를 투자할 것이며 미국은 이 중 90%의 수익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수십만개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로 미국 측은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0%포인트 내린 15%로 낮췄다.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율도 당초 예고한 25%에서 12.5%로 인하했다. 기존 관세 2.5%를 더하면 최종 15%가 된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50%의 관세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전 8시경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의 무역 협상 타결을 발표하자 시장의 반응은 기대감을 갖는 방향으로 흘렀다”며 “한국 또한 일본과 유사한 협상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며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 업중의 주가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미 통상외교에 전념하고 있다. 이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각각 지난 20·22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 도착했으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여야 13명 의원으로 구성된 ‘한미의원연맹’도 미국을 방문해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 최소화가 한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방미단 공동 단장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미국이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거나 예상되는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한국의 주력 산업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대한민국 국회는 한미 관계를 가장 중시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되는 한미 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조속히 타결되기를 기대한다’는 의원단 공동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4일,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 46조4776억원, 영업이익 3조5711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16.5% 감소한 수치다. 기아의 매출, 영업익 전망치는 29조613억원(5.4%), 2조9973억원(-17.7%)으로 집계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동차 업계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성사되면 하반기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현대차, 기아의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더라도 관세율 인하로 하반기 전망이 개선된다면 불확실성 해소·추가 반등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현재 배당수익률도 금융·증권 등 전통 배당주 대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