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ETF 수익률 상위 종목에 대거 포진 … 20% 안팎 상승코스피 상승장 소외서 벗어나 수급 상황도 개선호재 겹쳤지만 기대 선반영 … 지나친 낙관론 경계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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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중국산 흑연 관세 부과 방침과 중국 정부의 리튬 생산 중단으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간 코스피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2차전지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자 관련 상품으로도 투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실적 개선 요인보단 과도한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단 측면에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ETF 수익률 상위 종목에는 2차전지 관련 상품이 대거 포진했다. 

    수익률 3위인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23.48% 상승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22.69%), 'TIGER 2차전지소재FN'(20.68%)도 20%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TIGER 2차전지테마'(19.77%), 'TIGER2차전지TOP10'(19.63%), 'KODEX 2차전지산업'(19.58%), 'BNK 2차전지양극재'(19.07%),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SOLACTIVE(합성)'(16.78%) 등 상품명에 2차전지가 들어가는 ETF 상품들은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업 투자가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된 포스코그룹과 관련된 'ACE 포스코그룹포커스'(19.42%)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5월20~6월23일 한 달간 수익률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오름세다. 

    'BNK 2차전지양극재'(2.18%), 'KODEX 2차전지산업'(3.01%),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2.25%), 'SOL 2차전지소부장Fn'(2.50%) 등 최근 한 달 동안 20% 안팎의 상승률을 보인 종목들은 직전달엔 불과 3% 남짓 상승했다. 

    해당 기간 코스피가 15.86% 상승했지만 2차전지 섹트는 상승장에서도 소외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더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주요 ETF들을 구성하고 있는 LG화학(37.59%), POSCO홀딩스(27.62%), 에코프로머티(18.46%), 포스코퓨처엠(16.80%), 포스코엠텍(28.60%) 등은 급등했다.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KODEX 2차전지산업' 거래대금도 6337억원에서 9594억원으로 한 달 새 3257억원 증가했다.

    이외에도 'SOL 2차전지소부장Fn'의 거래대금은 378억원에서 587억원으로 209억원 늘어나는 등 2차전지 관련 상품들의 거래대금은 대체로 50% 안팍의 증가세를 보였다.

    2차전지 섹터에 훈풍이 도는 건 리튬 값 상승 영향이다. 최근 중국은 배터리 양극재 제조 기술과 리튬 생산 관련 기술 등에 대한 수출 통제와 리튬 광산의 불법 채굴을 중단했다.

    이같은 방침에 중국 대형 리튬 채굴업체가 생산 중단을 공시하자 리튬값이 급등했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조정기를 겪었던 이차전지 종목들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양극재 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배터리 완성품 가격과 전기차 가격까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일부 배터리 양극재와 리튬 가공 기술의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한 게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산 흑연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 역시 호재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흑연에 93.5% 관세를 매기면서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음극재의 주요 원료인 흑연은 글로벌 1~10위 기업이 모두 중국 업체다. 미국이 중국산 흑연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업체가 반사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93.5% 관세 부과 시) 중국산 음극재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게 되고, 셀 제조원가도 다른 요인이 변하지 않는다면 약 11% 상승할 것"이라면서 "미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이슈가 잇따르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양극재 기업들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포스코퓨처엠 193%, 에코프로비엠 182%)과 주가수익비율(PER)(포스코퓨처엠 90배, 에코프로비엠 137배)은 실적 개선 요인보다 과도한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리튬 공급 과잉이 여전한 만큼 리튬 가격 반등이 장기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리튬 공급 과잉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반등과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는 분명히 긍정적인 모멘텀이지만 현재 주가는 장기 성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라면서 "현 시점에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구간이다. 다시 밴드 하단에 접근했을 때를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