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김민석 총리에 입장문 전달"택배기사 건강권 및 휴식권 지켜야"택배업체, 폭염 대책 등 상생 움직임
  • ▲ 역대급 폭염으로 택배기사들에 대한 건강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 역대급 폭염으로 택배기사들에 대한 건강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업계에 주 7일 배송을 비롯한 쿠팡발(發) 배송속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과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과도한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는 지난 22일 민주노총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방발 배송속도 경쟁’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했다. 

    택배노조는 입장문에서 “쿠팡발 배송 속도경쟁 확산은 산업의 규범을 파괴하는 사회적 퇴행”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는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적극적 개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속도경쟁을 이유로 업무의 경계선과 책임 범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및 휴식권의 훼손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폭염 시기 ‘배송 지연’에 따른 불이익 금지 ▲물류센터·터미널·캠프에 냉방설비 긴급 지원 ▲폭염 시 분류작업 및 부가업무(프레시백 회수 등) 금지 ▲8월 14일 ‘택배없는 날’ 전 택배사 시행 보장 등 4대 요구안에 대한 시민 서명을 오는 27일까지 전개한 후 정부 여당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5월, 이재명 정부에 배송속도 경쟁을 제한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5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동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택배노조와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친(親)노조 기조의 이재명 정부 출범 외에 택배업체들이 상생을 모색하는 행보도 배송속도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요인이다. 
  • ▲ 택배노조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모습. ⓒ택배노조
    ▲ 택배노조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모습.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올해 1월 기본협약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국내 택배업계 최초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한진 대리점협회와 택배노조도 이달 2일 기본협약에 합의했다. 

    게다가 택배업체들이 역대급 폭염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상생 행보’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이달 11일 기록적인 폭염을 감안해 택배기사들에게 자율적으로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지연배송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기로 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한 건강관리를 위해 택배기사에 보장된 휴가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의 단계적 확대를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한진도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택배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며 고객들의 양해를 요청했다. 작업장 온도가 영상 33도를 초과할 경우 ‘50분 근무, 10분 휴식’ 원칙을 적용하고 관련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의 폭염 대응 대책에 “의미있는 변화의 시작이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이 정착되기까지 많은 단계들이 놓여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현장 근무자들과의 상생이 필수이며, 택배기사들의 건강과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