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시크릿데이, 소비자들이 브랜드 바꾸게 만드는 특별한 캠페인 펼쳐"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으로 브랜드 사용의 새로운 기회 창출신규 회원가입자 3708% 증가, 바이럴 3300만·클릭수 31만 건 기록광고대행사 아이디엇 "단발성 유입보다 브랜드 경험케 하는 구조가 중요"
  •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혹시... 생리대 있어?"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빌려본 적도, 빌려준 적도 있을 법한 생리대. 오직 여자들만 공감할 수 있는 '생리대 빌려주는 상생 문화'를 새로운 브랜드 경험의 기회로 바꾼 시크릿데이의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브랜드브리프는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시크릿데이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을 대행한 아이디엇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공감'과 '진정성'의 힘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생리대는 한 번 사용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쓰는 경향이 강한 제품군으로 꼽힌다. 제품 스펙은 이미 상향 평준화 돼 있고, 사용자의 구매 루틴이 견고한 시장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광고 한 편으로는 브랜드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이디엇은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실제로 브랜드를 바꿔 써볼까?'를 출발점으로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 생리대는 직접 입어보는 경험이 구매 전환의 핵심인만큼, 소비자들이 직접 시크릿데이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기능 중심의 생리대 시장에서, 우리는 '공감'이 먼저라는 제안을 드렸습니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직접 써보지 않으면 체감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좋다'는 말보다 '어떻게 써보게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했습니다. 여성들의 문화와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에서 출발해야 진짜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김원지 아이디엇 프로젝트 매니저(이하 PM)

    대부분의 생리대 광고는 흡수력이나 통기성 같은 기능을 설명하고, 시장 역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전환이 어려운 구조다. 사용 경험을 만들기 어려운 생리대 시장에서 '빌렸던 생리대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기로 했다. 특히 약 26.5%의 여성들이 우연한 '사용 경험'을 계기로 생리대 브랜드를 바꾼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빌렸던 생리대를 대신 갚는다'는 설정은 제품 설명 없이도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었고, 사용 경험을 만들기 어려운 생리대 시장에서 그 경험을 자연스럽게 설계했다. 여자들의 의리에 시크릿데이 제품으로 더 크게 보답하며 브랜드 사용의 새롭고도 우연한 기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여성들 사이에는 생리대를 '빌리는 일'은 익숙하지만 '갚는 일'은 당연히 생략되는 문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위급한 순간에 생리대를 빌려본 적도, 모르는 이에게 빌려준 적도 있었고요. 그래서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익숙한 문화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소비자가 언제 타 브랜드 생리대를 사용하게 되는지를 리서치했는데, 그 유일한 순간이 바로 '급하게 생리대를 빌리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빌리기만 했던 생리대를 갚을 기회, 갚는 경험을 브랜드가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제품을 써볼 수 있는 명분이 되지 않을까. 이 문화 속 빈틈에 브랜드가 스며드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 김원지 아이디엇 PM 

    "캠페인 콘셉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키워드는 '갚아준다'였습니다. 그 메시지를 출발점으로 브랜드가 소비자의 사용 경험에 강렬하게 침투하고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 '일수 명함 전단'이라는 비주얼 콘셉트를 통해 바이럴 가능성과 메시지 전달력을 동시에 갖춘 캠페인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홍석원 아이디엇 아트디렉터(이하 AD) 

    "생리대는 습관적으로 구매되는 루틴 제품인 만큼, 단발성 노출로는 전환을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브랜드 경험이 구매로 이어지려면 자연스러운 제품 접점과 실질적인 유입 경로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클릭-참여-신청-회원가입까지의 전환 퍼널을 세밀히 설계했습니다. 뉴스레터, X(옛 트위터),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의 정량적인 반응률 분석을 통해 실질적 전환 매체도 파악했습니다. 실제 사용자의 경험 구조를 설계하는 전환 퍼널 디테일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단순히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 이후 브랜드 인식과 경험, 구매 가능성까지 연결되도록 설계해야 했기 때문이죠." - 이장균 아이디엇 미디어 플래너(이하 MP)

    그렇게 탄생한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은 온라인을 비롯해 트럭 프로모션, 뉴스레터, 명함, 찌라시(종이 전단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타깃을 공략했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참여가 몰리면서 단 이틀 만에 5000건 이상의 신규 회원가입이 이뤄졌다. 

    "특히 맘카페에서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X에 처음 소개했을 때도 첫날 참여율이 116%, 다음날 145.5%를 기록하며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냈어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신청이 몰리면서 키트가 조기 마감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추가 수량을 긴급 확보해 많은 성원에 힘입어 캠페인을 2주 연장 운영하게 됐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이 몰리며 긴급 대응이 필요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 긍정적인 경험이었습니다." - 김원지 아이디엇 PM
  •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 시크릿데이의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 ©아이디엇
    "각 광고 매체는 타깃의 생활 반경과 정보 소비 행태를 면밀히 분석해 선택했습니다. 영상은 감성 몰입을 위한 인터뷰 형식으로, 명함 및 찌라시는 오프라인에서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실제감을 노린 크리에이티브 요소로, 트위터 등 커뮤니티 중심으로 실질적인 유입을 견인하는 주요 소재였습니다. 트럭 프로모션은 이색 경험으로 브랜드 인식을 강화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성과를 낸 매체는 뉴스레터 였습니다. 뉴닉 뉴스레터는 클릭률(CTR) 27.25%를 기록했으며, 주말토리는 여성 타깃 집중도와 높은 유입율을 기반으로 캠페인 참여 전환에 효과적인 매체로 기여했습니다.  이는 단순 노출을 넘어 브랜드의 정서적 서사를 효과적으로 내재화시킨 콘텐츠가 전환 퍼포먼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 이장균MP 

    캠페인의 오가닉 확산을 위한 노력도 캠페인의 성공을 배가시켰다. 캠페인 초반, 인사이트 있는 메시지와 시선이 가는 일수 콘셉트의 이미지를 구성해 별도의 설명 없이도 확산이 잘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부 피드백을 거칠수록 사용자에게 충분히 친절한 설명이 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아이디엇은 캠페인 초기 단계에는 맥락과 메시지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콘텐츠에 집중했고, 뉴스레터와 카드뉴스처럼 이해를 돕는 채널 중심으로 전략을 설정했다. 첫 뉴스레터 발송 직후, 전일 대비 참여율이 18.2% 증가했고 이후 각종 온라인 사이트 내 오가닉 확산이 증폭됐다. 

    그 결과, 시크릿데이 브랜드 사이트의 신규 회원 가입자 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708% 증가했다. 디지털 및 바이럴 노출은 3307만회 이상, 클릭 수는 약 31만건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들 중 제품을 제대로 경험해본 후 진성 유저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무척 인상깊은 수치였습니다. 특히 "일상에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마케팅이다"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습니다. 명함 콘텐츠를 보고 실제로 친구에게 선물하거나,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며 브랜드와 연결되는 댓글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캠페인이 일회성 체험을 넘어 브랜드 신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 이장균 아이디엇 MP

    "의외였던 점은 인스타그램에서는 좋아요 수만큼 '저장'과 '공유' 수치가 높았던 것인데요. 이 캠페인이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닌, 빌렸던 생리대를 친구에게 선물하듯 갚는 구조였기 때문에, 그 취지에 공감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실제로 주변에 공유하고 저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유의미한 반응이라고 판단됩니다." - 김원지 아이디엇 PM
  • 생리대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고착화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시크릿데이 브랜드의 가장 큰 과제이자 핵심 목표다.

    그러나 생리대는 민감한 부위에 닿는 제품이다 보니, 웬만해서는 잘 바꾸지 않고, 기능 차이가 있어도 실제로 써보기 전엔 체감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익숙한 브랜드를 계속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에서 벗어나 시크릿데이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

    시크릿데이와 아이디엇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생리대를 체험할 수 있는 '생리대 피팅룸' 팝업스토어를 열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신규 고객이 353%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생리대 대신 갚아드립니다' 캠페인으로 소비자들이 더 능동적으로 브랜드 체험 기회를 주변인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새로운 고객 경험 창출을 통한 전환을 이뤄냈다.

    여성들의 생리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제품을 일방적으로 내세우기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체험하게 만드는 영리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단순한 '제품 증정' 프로모션을 넘어, 여성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브랜드 철학까지 전달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장균 아이디엇 MP는 "브랜드 캠페인에서 '혜택'보다 강력한 것은 '공감'과 '진정성'"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사람들은 '좋은 브랜드 경험'을 기억하고, 이는 자연스러운 구매 행동으로 이어진다. 단발성 유입보다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캠페인이었다"고 전했다. 
  • ▲ (좌측 상단)아이디엇 이현진 카피라이터, 이승철 AE, 김현수 AE, 홍석원 AD, (좌측 하단) 방기태 PD, 김원지 PM, 이장균 MP, 고일진 CD. ©브랜드브리프
    ▲ (좌측 상단)아이디엇 이현진 카피라이터, 이승철 AE, 김현수 AE, 홍석원 AD, (좌측 하단) 방기태 PD, 김원지 PM, 이장균 MP, 고일진 CD. ©브랜드브리프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는 "아이디엇은 말로 하는 광고를 넘어 행동하는 광고회사"라며 "브랜드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 문법대로 보기 좋은 영상 한 편 만들어 봤자 '우리끼리만 박수치고 끝나는 건 아닐지' 그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매체와 형식에 제약 없이, 실제 고객들의 일상으로 파고 들어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솔버타이징(Solvertising, solution+advertising의 합성어, 소비자의 일상 속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는 광고)이 필요하다는 지점에 서로 공감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무엇이든 시도한다'는 것이 아이디엇의 철학"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역시 전통적인 광고 문법을 과감히 포기하고, 광고 같지 않은 방식으로 풀퍼널 캠페인을 설계했다. 기성 광고인들이 보면 퀄리티 낮은 찌라시 명함처럼 보일 수 도 있지만, 그 안에 전략적 메시지와 실행 구조를 담아낸 결과, 비즈니스 임팩트와 크리에이티브 임팩트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아이디엇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광고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