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지지부진 … 불확실성↑대미 수출 비중 큰 K뷰티 업계 '촉각'달바·에이피알 등 신흥 강자 숨고르기화장품 관련 ETF도 일제히 하락세 직면
  • ▲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승 곡선을 그리던 국내 화장품 기업의 주가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스피 지수가 3200선에서 횡보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한·미 간 무역협상이 지연되면서 상승 동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달바글로벌은 전날까지 200% 넘게 급등하며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간 오름세는 잠잠해졌다. 이 기간 달바글로벌은 4.98% 하락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른 에이피알도 같은 기간 2.67% 약세를 보였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300원 오른 17만28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상승세와 비교하면 시원찮은 움직임이다.

    에이피알은 상장 1년 4개월여 만에 시가총액을 세 배 가까이 키우며 지난달 처음으로 뷰티업계 시총 2위 기업이었던 LG생활건강의 시총을 앞섰다.

    국내 중소형 화장품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코스맥스와 브이티 역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같은 기간 각각 3.12%, 6.12% 빠졌다.

    이외에 한국화장품(-3.12%), 한국콜마(-4.37%), 파마리서치(-4.70%), 클리오 (-6.56%) 등도 하락세였다.

    국내 화장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들의 수익률도 지지부진했다.

    SOL 화장품TOP3플러스 ETF는 최근 일주일간 3.22% 하락했고, TIGER 화장품 ETF도 3.26% 떨어졌다. HANARO K-뷰티 ETF도 일주일새 3.60% 빠졌다.

    그간 화장품 관련주는 경기방어주로 분류돼 관세 불안에도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탄탄한 실적과 중동과 유럽 등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의 상승 동력을 키워준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3200대 부근을 횡보하며 관망세를 보이자 화장품 관련주들의 수익률도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또 한미 무역협상 지지부진하고 있는 점도 하방 압력에 힘을 보탰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 국가를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미국 매출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관세 협상이 불발될 경우 향후 실적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민정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유통에 의존하던 중소 브랜드들은 미리 수출 물량을 빼놓는 등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부정적으로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영향이 없었다면 K뷰티 훈풍을 타고 올해 대미 수출액은 2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관세 부담 없이 미국 진출 원하는 K뷰티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가동 늘리는 모습이다.

    한국콜마는 지난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제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 소식을 알렸다. 코스맥스 역시 미국 뉴저지주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관세 무풍지대'를 구축한 것이다. 

    다만 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민정 선임연구원은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다 보면 화장품 수출 실적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