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는 하락세, 대출금리는 역주행 … 실수요자 부담은 '가중'
-
- ▲ ⓒ챗GPT
상반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이자이익을 올리며 ‘이자 장사’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 핵심 배경인 예대금리차(예대마진)는 여전히 확대 추세다. 예금금리는 계속 하락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예대마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재명 대통령이 “이자 장사에 매달리지 말고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지만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히 커지고 있는 셈이다.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p)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초 정기예금과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최대 0.20%p 낮췄으며, 파킹통장 우대금리도 조정했다.인터넷은행들도 고금리 유치 전략에서 한 발 물러섰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최고 연 7%에 달하던 적금 상품 금리를 6%대로 낮췄고, 토스뱅크는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의 수신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이처럼 수신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데는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8개월 연속 내리막을 타며 지난 5월 기준 2.63%까지 떨어졌다.◇오르는 대출금리 … “주담대 잡겠다”며 높인 가산금리반면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7월 중순 이후 0.03%p 올라 연 3.65~5.05% 수준이다. 신한·하나은행도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각각 0.10%p 상향 조정했다.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고금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을 상반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주문했고, 은행들은 “굳이 예금을 끌어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은행권은 수신 금리를 낮추고 대출 금리는 유지 또는 인상하는 이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정부는 생산적 금융 촉구 … 현장에서는 ‘괴리감’ 여전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금융이 손쉬운 이자 수익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주담대 중심의 관행을 직접 비판했다. 이어 “생산적 금융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금융위원회는 은행 자금이 기업 투자와 미래산업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제도 개편 방안을 내놨다. ▲주담대의 위험가중자산(RWA) 상향 조정(15%→25%) ▲기업대출·지분투자 RWA 완화 ▲100조원 규모 첨단산업기금 참여 유도 등의 방식으로 자금 흐름을 재설계하고 있다.주요 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기업금융 확대, 비이자수익 기반 강화 등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중이 여전히 80%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는 수익성 방어와 정부 정책 간의 괴리 속에서 ‘관치금융’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결과적으로 가장 큰 부담은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낮아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5년물 AAA 무보증) 금리도 최근 한 달 새 0.057%p 상승해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