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만기 도래 20조원 차입금 2년 6개월 연장이자율도 4.6%에서 3.9%로 낮춰… 연 1800억 수익 감소현금성 자산 3분의 1 토막 … 첫 배당 이후 보유현금 '뚝'하반기 실적 반등 불투명한데 8.6세대 OLED 투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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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지난 2023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빌린 20조원의 차입을 연장하기로 했다. 반도체 투자와 관세 전쟁 등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몇 년간 현금이 꾸준이 들어든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경쟁 심화 속 수익성 확보를 위한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23년에 빌린 차입금 20조원의 대여기간을 30개월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차입을 연장하면서 만기일은 이달 16일에서 2028년 2월 16일로 변경됐고, 이자율도 기존 연 4.6%에서 3.9%로 하향조정됐다.지난 2023년 삼성전자는 업황 부진 상황에서도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 등에 집중하고자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자금을 대여한 바 있다. 당분간 반도체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데다 관세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자 차입계약 연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이자수익이 줄어들게 됐다. 기존 삼성전자로부터 받아들인 이자는 단순 계산으로 연간 9600억원 수준이었다. 감사보고서 기준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의 이자수익이 1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60%가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3.9%의 이자율이 적용되면 연간 이자는 약 7800억원으로 1800억원 정도 감소한다.감소한 이자수익 자체는 큰 금액이 아니다.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현금성 자산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이자수익도 줄어들었고, 관세와 경쟁 심화, 8.6세대 투자 등으로 추가적인 현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삼성디스플레이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7조3300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제외)은 지난해 말 2조2000억원 수준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면서 배당금 지급으로 6조6500억원을 사용한 탓이다. 배당금은 삼성전자와 삼성SDI에게 지급됐다.대규모 자금 회수가 지연된 가운데 이자수익도 줄며 수익성 확보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최근 경쟁 심화, 수요 둔화 등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은 감소하는 추세다.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2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 매출액 13조400억원, 영업이익 1조35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7%, 26%씩 줄어든 수준이다.최근 몇 년간 흐름도 비슷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추이를 보면 2022년 34조3800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은 2023년 30조9800억원, 지난해 29조2000억원로 우하향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016년 이후 8년 만에 30조원 아래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조9500억원에서 5조5700억원, 지난해 3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은 38% 줄어든 셈이다. 애플향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수요가 둔화하고, 중국 BOE 등과의 경쟁이 심화한 점이 실적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이러한 상황에서 투자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8.6세대 정보기술(IT) OLED 패널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후 충남 아산에 관련 생산시설을 건설 중인데 연말 양산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설비투자에만 4조8000억원을 투입했다.하반기 수요 회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등 불확실한 요인이 상존한 상황인만큼 추가적인 현금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8.6세대 IT OLED 수요가 과거 대비 증가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수요가 불확실해 가시적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현금이 묶인 상황에서 실적 반등도 불확실한데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수익성 확보가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