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한미 통상 현안 좌담회 … 양국 전문가 참여지난달 협상 평가 및 향후 대응 점검 자리 가져美 측 "조선 등 핵심 산업 투자, 향후 협력 방향 열쇠"韓 측 "우리 측 입장 반영되도록 치밀·전략적 대응 필요"
  • ▲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 한국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X 캡쳐
    ▲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 한국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X 캡쳐
    향후 진행될 한미 간 세부 통상 협상에서 우리 관점이 보다 반영되도록 현지 투자 관련 실질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최근 한미 협상 결과에 따른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전망하는 '진화하는 한미 경제동맹: 관세를 넘어 기술 및 산업협력으로' 좌담회를 양국 전문가를 초청해 개최했다. 

    지난달 말 한미 간 통상협상 타결로 양국 간 큰 틀의 합의점이 마련된 가운데, 통상 전문가들은 향후 있을 세부 협상에서 우리 관점이 보다 반영되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촉박한 시간 속에서 우리 협상단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주요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됐다"라며 "트럼프 2기 출범 후 지속되던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향후 대응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관세를 넘어 한미 간 협력이 기술과 산업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미국 관점의 평가와 시사점에 대해선 제프리 쇼트(Jeffery J. Shott)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펠로우와 패트릭 크로닌(Patrick M. Cronin)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의장이 참여했다. 

    미국 측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발표된 조선·반도체·에너지 등 핵심 산업 투자 약속을 향후 한미 협력 방향의 키(key)로 평가했다. 

    쇼트 선임 펠로우는 "이번 투자 약속이 실제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연계돼 양국 간 무역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크로닌 의장은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약속으로 한국은 향후 미국의 탄탄하고 유능한 동맹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부에서는 한국 통상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을 통해 한국 관점에서 이번 협상 결과와 함께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한국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통해 지속되던 불확실성을 해소해 일정 부분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라고 평가하고, 향후 대응을 조언했다.

    유명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제는 세부 협상에서 미국과의 상생협력 구조를 만들어 우리 기업의 실질적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할 때"라며 "미국의 고관세와 보호무역주의가 뉴노멀이 된 교역환경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다변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이어 "우리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집중하며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현 단계에서 실질적인 영향 판단은 이르다"라며 "실질적인 협상은 이제 시작 단계로, 핵심사안의 해석과 이행 과정에서 우리 측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번 협상을 평가했다.

    최 고문은 "향후 정상회담 및 문서화 과정을 통해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안보 분야에 대한 추가 논의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라며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 과정에서도 한미 간 입장 차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민관이 한 팀이 되는, 이른바 '팀코리아'를 구성해 대응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부터 지속되던 가장 큰 틀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향후 세부 협상을 통해 보다 많은 실익을 얻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부 협상 준비 시 팀코리아로서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정부는 대미 진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고, 우리 기업들은 국익의 관점에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