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구독형 서비스' 확장주요 매출 견인하는 고객층 락인 효과"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안정감"
  • ▲ 롯데백화점이 7월부터 도입한 ‘과일 정기구독’ 서비스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이 7월부터 도입한 ‘과일 정기구독’ 서비스 ⓒ롯데백화점
    유통업계에서 원하는 물품을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원하는 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킴은 물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도 숨어있다.

    거기에 주요 매출을 견인하는 고객을 잡는 락인(Lock-in) 전략을 펼치는데에도 '구독 서비스'가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지난달부터 과일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당일 입고된 과일을 선별해 품목을 구성한 뒤 출고하는 방식이다. 

    과일 종류는 제철과일 3~6개 품목으로 이뤄져 있으며, 매달 둘째, 넷째 주 금요일에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한다. 정상가 대비 약 20% 할인된 금액으로 구성에 따라 '클래식(12만원)'과 '프리미엄(16만원)'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계절마다 구성도 달라진다.

    롯데백화점의 식품 구독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구독 고객들로부터 신선도·구성·가격 면 모두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하우스 오브 신세계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하우스 오브 신세계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VIP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철 과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 2회의 경우 12만원, 월 4회는 24만원이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고객이 원하는 요일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백화점 업계가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는 이유는 최근 백화점 매출을 VIP 고객들이 견인하는 점과도 맞닿아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차별화된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VIP 전용으로 기획했다”며, “신선한 제철 과일로 매주 다른 품목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백화점 사업 매출은 총 3조3193억원으로 전년대비 0.51%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2조6326억원으로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률 자체는 주춤하고 있지만, VIP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35%이던 VIP 매출 비중이 지난해 45%선까지 올라갔고, 신세계백화점도 31%에서 45%로 높아졌다.

    이러한 구독서비스는 비단 백화점 업계에서만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내수침체에 빠진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을 한 번에 사로잡아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 ▲ ⓒ롯데하이마트
    ▲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월 '하이마트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하이마트는 구독제품 다양화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애플, 로보락, 다이슨 등을 구독 제품으로 제공한다. 

    이후 론칭 2개월 만에 하이마트의 구독서비스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결과를 낳았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는 가전양판점인만큼, 기존 구독 서비스에는 보기 힘들었던 글로벌 인기 브랜드나 더 다양한 품목으로 가전 구독 서비스의 영역을 한차원 더 넓혀 ‘생활밀착형’으로 제공한 것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해 놓는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