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분기 실적 11조9763억원대만 로켓배송, 파페치 등이 매출 크게 견인일본에서 배달 플랫폼 '로켓나우' 운영
  • ▲ 쿠팡 ⓒ뉴데일리DB
    ▲ 쿠팡 ⓒ뉴데일리DB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국내 퀵배송의 새 장을 열며 생활 전반에 스며든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기술 투자를 앞세워 새로운 소비 표준을 만들고 유통을 넘어 정보통신(IT)·해외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며 뉴노멀 메이커(New Normal Maker)로 부상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쿠팡의 전방위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전략,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빠른 배송, 일명 로켓배송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대만·일본을 비롯해 명품 플랫폼까지 해외 성장축을 넓히고 있다. 한국에서 검증한 배송 인프라+공격 투자 모델을 글로벌 무대에도 적용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12일 쿠팡에 따르면 2분기 연결 매출은 11조9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그중 성장사업 부문(대만 로켓배송, 파페치 등)이 1조67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2022년 4분기 대만 첫 진출 당시 분기 매출이 1806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반 만에 9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은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를 확장하던 초기 궤적과 매우 비슷하다"며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은 인구 구조, 생활패턴, 도심·지방 배송망 조건이 한국과 비슷하다.

    이커머스 침투율이 11.5%로 국내(33.7%)보다 훨씬 낮아 성장 여지가 크다는 점도 매력이다.

    쿠팡은 대만에서 로켓배송·로켓직구 서비스를 운영하며 물류센터 2곳을 세웠다. 올 2분기 대만 서비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4% 증가했다. 배송 문턱도 낮췄다. 로켓배송은 약 2만2800원 이상, 글로벌 직구는 2만88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을 제공한다. 이는 현지 경쟁사보다 공격적인 조건으로, 초기 시장 점유율 확대에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 같은 확장 속에 쿠팡은 올해 성장사업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 전망치를 기존 약 1조원에서 1조30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빠른 성장을 위해 단기 손실을 감수하는 한국식 스케일업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쿠팡의 해외 확장 리스트에는 일본도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음식배달 플랫폼 ‘로켓나우’를 운영하며, 한국의 ‘쿠팡이츠’가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적용 중이다. 배달비와 서비스 수수료를 모두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도쿄권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간토 지역 전체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로켓나우의 온라인 채용 세미나에서는 '도쿄도를 포함한 간토 지역 근무 가능자'를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단순 지역 확장이 아니라 일본 수도권 전체를 커버하는 대규모 배송망 구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명품 플랫폼 ‘파페치’는 쿠팡의 글로벌 사업에서 또 하나의 축이다. 파페치는 2007년 영국에서 출범한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400여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파페치를 통해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아시아 명품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려는 구상이다.

    쿠팡은 지난해 2월 파페치 지분 80.1%를 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파페치는 연간 수억달러의 손실과 성장 정체로 위기를 겪고 있었고 인수에 대한 우려도 컸다. 

    쿠팡은 인수 직후 운영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불필요한 마케팅을 줄이고, 핵심 브랜드·상품 위주로 플랫폼을 재편했다. 그 결과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첫 조정 EBITDA 흑자 418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폭도 지난해 2분기 1480억원에서 같은 해 3분기 27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국내에서 검증한 빠른 배송+공격 투자 모델을 해외 시장에 이식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대만·일본·명품 플랫폼이 향후 글로벌 성장의 3대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쿠팡이 해외 진출을 통해 균형잡힌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국내 중소기업 역직구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