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와우 멤버십 앞세워 소비 패턴 장악 …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전국 물류망·AI 배송 혁신으로 쿠세권 확장 … 장바구니 품목 다변화중소상공인 성장·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쿠팡 효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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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국내 퀵배송의 새 장을 열며 생활 전반에 스며든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기술 투자를 앞세워 새로운 소비 표준을 만들고 유통을 넘어 정보통신(IT)·해외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며 뉴노멀 메이커(New Normal Maker)로 부상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쿠팡의 전방위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전략,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일상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구매 영역을 넓히며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쓰는 플랫폼이 아니라 매일 찾는 장바구니로 변모했다.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을 앞세워 소비자 구매 패턴을 장악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경기 불황과 내수 부진 속에서 다른 유통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12일 쿠팡Inc가 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11조9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34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민 플랫폼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이용자 규모다.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상품 판매 매출)가 10조3044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쿠팡은 이를 기존 고객층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재구매를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활성 고객 수는 2400만명으로 국민 2명 중 1명이 쿠팡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활성 고객 1인당 분기 매출(ARPU)도 43만134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나 단순 방문이 아니라 구매 빈도와 장바구니 규모가 모두 커졌음을 보여준다.

    시장 지배력은 결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6월 온라인 쇼핑 카테고리 카드결제 순위에 따르면 쿠팡의 카드 결제 금액은 3조2065억9799원으로 압도적 1위였다.

    2위인 11번가(2595억1360원)와 비교하면 무려 약 12배 차이다. 이 격차는 단순한 브랜드 선호를 넘어 온라인 쇼핑 이용 행태의 표준이 쿠팡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 경북 영덕 '더 동쪽 바다가는 길' 직원들 ⓒ쿠팡
    ▲ 경북 영덕 '더 동쪽 바다가는 길' 직원들 ⓒ쿠팡
    생활·식품 등 반복구매 품목의 비중이 늘면서 장바구니 구성은 한층 다양해졌다. 로켓프레시는 수도권을 넘어 지방 대도시로 확장되며 신선식품 주문을 늘렸고 생필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혔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재고 배치와 배송 경로 최적화가 더해져 배송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대규모 물류 인프라가 뒷받침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원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해 쿠세권(쿠팡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2019년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도입과 함께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본격화했다. 현재 전국 30여 개 지역에 100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제주도 최초의 새벽배송 전용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해 제주 전역에 신선식품을 공급했고 광주(축구장 22개 규모)와 대전권 신선물류 특화센터 등도 잇따라 완공했다. 2026년까지 물류 분야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해 로켓배송 권역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상생 효과도 두드러진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로켓그로스가 수만 개 중소기업 판매자의 성장을 가속화했으며 그중 70% 이상이 서울 외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입점 중소상공인은 2019년 6만1560곳에서 지난해 25만곳(추정치)으로 늘었고 거래규모도 같은 기간 4조원에서 15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일례로 경남 함양의 차 제조업체 허브앤티는 쿠팡 판매를 통해 지역 농가에서 늙은 호박 수매량이 2023년 44톤(t)에서 올해 100t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 농가 수는 200여 곳 증가했고 청년층 참여도 늘었다. 충북의 한 가공식품 업체는 쿠팡 진출 후 매출이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고 고용 인원도 2배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빠른 배송, 멤버십 혜택을 결합해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며 "이 같은 쿠팡 효과는 단순한 소비 편의성 확대를 넘어 중소기업 성장·고용 창출·지역경제 활성화까지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