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피 3200선 사수 못한 채 하락 마감관세협상 여파·세제 논의에 불확실성 커져공매도 잔고 연중 최고치 … 하방 압력 확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코스피가 3200대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관세협상 여파와 정부의 세제 개편안 실망감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공매도와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86포인트(0.53%) 내린 3189.91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98포인트(0.09%) 오른 3209.75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워 한때 3240대를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미국 뉴욕증시가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코스피는 8월 들어 3200대 부근에서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건 세제개편안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상승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35%로 설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와는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시장의 실망이 컸다. 투자자들은 입법 예고 시한인 14일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세가 꺾인 것도 대통령실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핀 여파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주주 기준 강화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당정의 조율을 더 지켜보겠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 리스크도 여전히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생산 계획이 없는 국가에서 제조한 반도체 칩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대외 불확실성도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밤 공개되는 CPI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증시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자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잔고는 10조1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자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공매도 잔고도 4조961억원을 기록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로,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갚는 방식이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대차 잔고도 빠르게 증가했다. 11일 기준 대차 잔고는 97조177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98조6934억원)를 기록한 지난달 21일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늘어날 경우 개별 종목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추세가 둔화함에 따라 공매도 경계감 확대 및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 상승 탄력이 둔화세로 접어들게 되면 유동성이 약해지며 거래대금이 감소한다. 공매도 거래금액이 전체 거래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면 공매도 경계감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