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전기차 Top 15’, 한 달간 8% 상승 … 테마 지수 1위엘앤에프 62% 폭등 … 에코프로 3형제 등 주요 종목 전반↑글로벌 완성차 기업, LFP 탑재한 가성비 모델 라인업 강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완성차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가성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갖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 기대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전기차 Top 15’ 지수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최근 한 달(7월 11일~8월 13일)간 각각 8.16%, 6.67%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1.29%)·코스닥(2.06%)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중 1, 4위다.

    같은 기간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는 62.19%나 폭등했고 ▲에코프로(26.27%) ▲에코프로비엠(34.48%) ▲에코프로머티(12.11%) 등 이른바 ‘에코프로 3형제’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 밖에 ▲삼성SDI(30.06%) ▲포스코퓨처엠(22.70%) ▲LG에너지솔루션(22.48%) 등이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이 기간 22.00% 상승하며 전체 990개 종목 중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BNK자산운용 ‘BNK 2차전지양극재(14.96%)’ ▲신한자산운용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제(14.48%)’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K-2차전지북미공급망(14.18%)’ 등이 이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가성비 전기차’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개정을 통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조기 폐지하기로 확정한 데다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도 폐기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는 전기차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급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GM은 지난달 ‘차세데 얼티엄’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단종된 볼트를 2세대 모델로 개발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트가 단종된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재출시되며 약 3만달러대의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신형 볼트는 북미 판매 GM 전기차 최초로 LFP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 시각) GM이 볼트에 사용할 LFP 배터리를 CATL로부터 최대 2년간 수입한다고 보도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는 20207년까지 CATL 배터리를 구매해 생산 제조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미다.

    포드의 경우 미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을 개조해 대당 3만달러부터 시작하는 전기차 트럭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포드는 켄터키 공장에 약 20억달러를 투입해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바꾸고 ‘범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해 2027년부터 중형 4도어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한다.

    특히 새 제품에 사용될 LFP 배터리는 중국산을 수입하지 않고 CATL에서 기술 라이선스를 받아 미국 현지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 팔리 포드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대해 과감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며 “디자인, 혁신, 유연성, 공간, 주행 성능, 유지비 등 모든 면에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저렴한 차량을 만들고 이를 미국 노동자들과 함께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갖춘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 강화로 국내 업체들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발(發) 호재도 산재해 있다. 중국 CATL은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3%를 차지하는 장시성 젠사워 리튬 공장의 가동을 3개월 중단키로 했다. 이에 공급 과잉 현상 완화·리튬 가격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오는 9월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는 공급개혁안도 이차전지 업계엔 긍정적이다.

    다만, 완성차 기업들의 소형·저가 모델 주력화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판매 대수로 보면 전기차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소형·저가 모델이 주력이 되면서 수익성 압박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비우호적 정책 전환(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으로 미국에서의 전기차 생산·배터리 사용량 증가도 제약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