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밀도·경제성·장수명 갖춰 … 열폭주 시작 온도 높아 화재위험도 낮아LG엔솔·현대차와 기술검토 중 … 고성능·저가 전기차, ESS용 배터리 공동개발 전망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
  • ▲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선양국 교수(왼쪽)와 박건태 박사.ⓒ한양대
    ▲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선양국 교수(왼쪽)와 박건태 박사.ⓒ한양대
    한양대학교는 에너지공학과 선양국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이차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고망간 무응력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의 4대 핵심 요소인 에너지밀도, 수명특성,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평가된다. 전량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고망간 양극'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의 국제 경쟁력 회복과 전략적 주도권 확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존에 알려진 고망간계 양극재는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과리튬계 양극재(Li-rich Mn-rich cathode, LMR)로, 낮은 충·방전 효율과 급격한 전압 강하, 가스 발생, 낮은 수명 등의 한계가 있었다.
  • ▲ 개발된 무응력 양극재의 셀 성능을 일반 양극재의 셀 성능과 비교한 자료. 무응력 양극재의 높은 에너지밀도와 수명특성이 특징적.ⓒ한양대
    ▲ 개발된 무응력 양극재의 셀 성능을 일반 양극재의 셀 성능과 비교한 자료. 무응력 양극재의 높은 에너지밀도와 수명특성이 특징적.ⓒ한양대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튬 대 전이금속 비율이 1, 망간 함량이 45% 이상인 고망간계 양극재를 개발했다. 해당 양극재는 4.6볼트(V) 이상의 고전위 충·방전 조건에서도 높은 수명을 유지했다. 나노 영역에서 리튬과 전이금속 간 혼합 구조(quasi-ordered, QO structure)가 형성돼 우수한 구조 안정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용 하이니켈 NCM 양극재의 c축 상수 변화율이 6%쯤인 데 반해, 이번 소재는 0%에 가까운 변화율을 보여 무응력 양극재로 평가받는다.

    또한 열폭주 시작 온도가 높아서 전지 간 열전이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배터리 소재로써 화재 위험이 현저히 낮다.

    이 소재는 최근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는 중국산 값싼 인산철 양극재(LiFePO₄, LFP)보다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40~65%, 부피당 에너지밀도가 120% 이상 높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망간 함량이 높아 하이니켈 NCM 대비 30~40%의 원가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에너지당 가격이 LFP보다 낮거나 같아 에너지밀도·가격·안정성 모두에서 LFP를 능가하는 유일한 소재로 꼽힌다.

    업계에선 이 기술이 중국산 LFP 양극재의 강세를 돌파하고,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동차(EV) 시장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국내 배터리 산업이 원가와 성능 모두에서 중국을 압도할 가능성을 제공하며 세계 에너지저장기술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양국 교수는 "우리나라가 배터리 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고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양극재의 상용화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와 기술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고성능·저가격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의 공동 개발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 논문은 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지난 26일 게재됐다. 박건태 박사가 제1저자, 선양국 교수가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한양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이기정 총장.ⓒ한양대
    ▲ 한양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이기정 총장.ⓒ한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