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현금흐름 지난해 1분기 이후 마이너스현금성자산 1691억→927억…매출 35% 감소'외상값' 미청구공사 767억·공사미수금 1286억
  • ▲ 진흥기업 서울지사. ⓒ네이버지도
    ▲ 진흥기업 서울지사. ⓒ네이버지도
    효성중공업 건설계열사인 진흥기업이 김태균 대표 체제전환후 급격한 '돈맥경화'를 겪고 있다. 상반기 흑자전환으로 당장 급한불을 끄긴 했지만 6개 분기연속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이어지면서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보유중인 현금성자산도 지난해말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진흥기업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동기 -87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다만 영업외 수익·비용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 경우 56억원 적자를 냈고 매출도 3601억원에서 2321억원으로 1년새 35.5% 줄어 실적회복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상반기 기준 매출이 2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2년 2824억원이후 3년만이다.

    현금흐름도 1년 넘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1분기 -703억원 △2분기 -510억원 △3분기 -1267억원 △4분기 -536억원 △2025년 1분기 -773억원 △2분기 -699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순유출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해당지표가 마이너스인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의미다.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보유현금이 줄고 재무건전성에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상반기 진흥기업이 보유중인 현금성자산은 927억원으로 지난해말 1691억원대비 45.2%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태균 진흥기업 대표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김 대표 취임이후 현금흐름 등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업계 대표 '주택통'으로 꼽히지만 현금유동성 등 재무건전성 관리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동성 난조배경으로는 주택사업 부진과 원가율 상승, 미수금 적체 등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진흥기업은 지난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동수원(5월)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군산(7월)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9월) 등 3개 단지를 공급한 이후 신규 분양을 멈췄다.

    이중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군산 경우 분양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미달물량이 남아 계약금 5%, 중도금 전액 무이자 등 조건을 내걸고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받고 있다.

    분양사업이 줄면서 상반기 주택을 포함한 민간건축부문 매출은 1372억원으로 전년동기 2743억원대비 반토막났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미청구공사와 미수금 등 외상값도 재무건전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767억원으로 지난해말 679억원대비 13.0% 늘었다.

    같은기간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공사미수금은 1286억원으로 지난해말 1449억원보다는 소폭 줄긴했지만 2023말년 76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은 시행사나 발주처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으로 건설사 현금흐름을 둔화시키는 주요인이다.

    일단 회수요청을 했다면 공사미수금, 회수 요청 자체를 못했다면 미청구공사로 분류된다. 통상 미청구공사가 미수금보다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도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 돈맥경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진흥기업이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진흥기업 최대주주는 상반기 기준 지분 48.21%를 보유한 효성중공업이다. 건설업계에선 2021년부터 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당시 효성중공업은 "확정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건설업 불황 장기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023년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효성과 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 부당지원 건에 대한 심의에 나섰다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심의절차를 종료한 바 있다.

    당시 진흥기업은 △2013년 -724억원(당기순손실) △2014년 -175억원 △2015년 -428억원 △2016년 -752억원을 기록하다가 2017년 당기순이익 313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했다.

    이에 공정위는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자본잠식에 빠진 진흥기업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들여다봤지만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로 중견건설사들이 신규분양을 줄이고 관급공사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마진율이 낮은 관급공사만으로는 실적, 유동성을 회복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