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중단 기자 간담회 열어"사측이 고의로 철수설 조장" 주장순이익 15% 성과급·500% 격려금 요구회사 자산 매각 철회 압박… 갈등 최고조
  •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임금·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간 GM한국사업장(한국GM)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GM 철수설'을 부추기는 사측을 비판했다. 

    한국GM 사측이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이유로 '한국 사업장 재평가'를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철수설을 부각해 노조와의 교섭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와 더불어 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4일 오전 서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한국GM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달 파업권을 확보한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부터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500% 수준의 격려금(1인당 2250만 원 수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측이 결정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기본급 6만300원 인상, 성과급 160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한국GM 철수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 관련 경영계 의견을 듣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가 "(노란봉투법 때문에) 본사로부터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철수설이 확산한 것이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한국에서 사업 못 하겠다'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사측이 한국GM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납품 부품사, 정비-판매 및 유관 산업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을 이유로 '한국 시장 재평가'를 운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미국 GM 본사의 지속가능보고서에는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 보장'이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을 준수한다는 높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국의 개정 노조법은 이와 같은 ILO 협약의 취지대로 형식적 근로계약 관계를 넘어 아래부터 폭넓은 권리 보장을 촉진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개정 노조법으로 GM 공급망 내 노동안전을 더욱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며 "한국GM과 관련된 20만 노동자의 생명 안전, 노동조건 등 권리와 처우를 논할 수 있게 됐는데 경영진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 ▲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특히 노사 교섭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사측은 언론을 통해 '철수설'만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철수설의 원인과 책임을 노조의 파업에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은 "사측에 의해 교섭이 한 달 가까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연일 보도되는 철수설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라며 "대내외적 상황 대응을 함께 논의해야 할 비자레알 사장은 교섭을 재개하기는커녕 '한국 사업장 재평가'라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대로 협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와 더불어 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한국GM 사측은 3주 넘게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안 지부장은 "노조는 관세 대응, 내수판매 진작, 공급망 상생, 지역과 사회연대 실천 등 노동조합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왔다"라며 "그럼에도 회사는 교섭에서 공정한 성과 분배는커녕 한 달째 미래 계획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GM 사측은 노조가 교섭 재개를 위해 전제하는 조건인 '회사 자산 매각 철회'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노조는 사측에 재산 매각 방안 철회 또는 원점 재논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앞으로 있을 교섭에서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어렵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과 자산 매각 이슈는 별개 문제"라며 "다만 회사는 교섭에 성실히 임할 의지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