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CK, GM과 진행 중인 소형 EV 개발 중단30∼40% 개발 진행 불구… "역할에 변화 생겨"노란봉투법, 회사 경영상 결정 파업 대상 가능해추후 자산매각시 걸림돌 될수도… 韓 철수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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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헥터 비아레알 한국GM 사장 ⓒ서성진 기자
미국 GM이 30∼40%가량 진행 중이던 소형 전기차(EV) 개발 프로젝트에서 GM 한국사업장(한국GM)의 연구개발(R&D) 조직인 한국지엠기술연구소(GMTCK)를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미국의 자동차 관세 강화와 더불어 한국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GM 철수설에 다시금 불이 붙은 모습이다.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브라이언 맥머레이 GMTCK 사장은 지난달 중순 미국 출장 중에 30~40% 진척된 소형 순수 EV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한다고 내부 공지했다.GMTCK가 개발에 참여 중이던 소형 EV는 플랫폼 하나로 쉐보레와 뷰익 양 브랜드에서 동시 출시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젝트다. 2027년 양산, 2028년 출시 예정인 신차로 GMTCK 인력의 절반가량이 투입, 이미 30∼40% 개발이 진행된 상황이었다.한국GM 관계자는 "GMTCK가 진행하던 EV 프로젝트는 글로벌 차원에서 하는 사업으로, 한국GM이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라며 "해당 사업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고, 한국팀의 역할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방침상 프로젝트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라면서도 "각 프로그램의 우선순위는 정기적으로 검토 및 조정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인천 부평에 위치한 GMTCK는 지난 2019년 한국GM으로부터 분리된 연구개발 부문 독립법인이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글로벌 핵심 연구 거점이다. GM 미국 본사와 함께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축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철수 카드 만지던 GM… 노란봉투법에 결단 내리나이번 프로젝트 중단으로 세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한국 철수설'이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은 생산 차량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그러나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관세가 적용되면서 GM 미 본사에서 한국 법인의 역할을 다시 고민할 것이란 분석이다.업계에선 이번 맥머레이 사장의 발표로 GMTCK도 철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초 내부에선 만약 한국GM이 철수해도 연구 기능만 전담하는 GMTCK는 유지될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관세 뿐 아니라 최근 시행이 확정된 노란봉투법도 한국 철수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 회사의 경영상 판단 및 결정을 노조가 파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추후 한국 철수를 위한 자산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최근 정부에 노사 리스크를 이유로 노란봉투법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비자레알 사장은 "노란봉투법 현실화로 GM 본사가 한국GM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자산 매각 발표와 개발 취소는 결국 한국 철수를 손쉽게 하기 위한 수순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지난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6개월 뒤 시행된다.다만 한국GM은 이번 조치가 GMTCK의 축소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한국GM 관계자는 "차량 개발 과정에서 방향 전환이나 중단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GMTCK는 소형 EV만이 아니라 다양한 차종을 글로벌 본사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실제로 GMTCK는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GM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철수설과 엮기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