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간담회유럽 빌트인 TOP5 진입 목표… 트리플7 발 맞춘다생산∙R&D 등 사업구조 혁신… 원가 경쟁력 확보中 추격 속도 우려… JDM도 염두집사 로봇 Q9 론칭 늦춰져… 홈 로봇 진화 예고
  • ▲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직후 부스를 점검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직후 부스를 점검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LG전자가 유럽 생활가전 매출을 5년 내 2배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유럽 고객 니즈를 반영한 지역 맞춤 제품 전략을 앞세워 유럽 매출 볼륨을 빠르게 확대하고, 시장 1위로 도약하겠단 포부다. 밀레 등 기존 유럽 가전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도 TOP5로 진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럽 가전 사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점하며 1위를 차지한 LG전자는 이제 또다른 최대 가전 격전지인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유럽에서 2030년까지 2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뒤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도 5위권 안착을 점치고 있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가전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4.1%씩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류 사장은 "유럽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B2B(기업간거래), D2C(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Non-HW(소프트웨어∙서비스) 등 수요와 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라며 "신성장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볼륨존 공략을 강화해 성숙기에 도달한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과 외형성장 모두 해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매출 목표로는 전사 비전인 '트리플7(연평균성장률·영업이익·기업가치 7배)'을 언급했다. 류 사장은 "매출 목표를 상세히 말하긴 힘들지만 지난해 조주완 CEO가 언급한 '트리플7'에 맞춰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 발 관세 영향에 대해선 생산지 전략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디서든 가전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은 물론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도 (유럽에) 올 수 있는 유연 생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중국 가전 기업들의 성장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류 사장은 "중국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이 아닌 발전 속도가 우려스렵다"며 "우리가 과거에 패스트팔로워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듯이 중국도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의 공세를 넘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공세와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다양한 JDM(합작 개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사장은 "중국 가전 업체들과 경쟁을 하려면 원재료부터 시작해서 중국 제조 생태계의 표준이 돼 있는 부품까지 써야 한다"며 "중국이 가진 제조 경쟁력을 우리 생태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중국 업체들이 일하는 방식을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집사 로봇 Q9은 출시가 사실상 무산, 새로운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류 사장은 "Q9을 소개한지는 꽤나 오래됐지만 판매 및 론칭을 못하고 있다"며 "Q9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상황 판단을 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행동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씽큐온에 이미 인식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의 하드웨어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최근에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로봇의 발전을 감안하면 사실이다"며 "기존의 Q9이 단순히 AI 홈 허브 역할을 했다면 앞으론 로봇의 피지컬로 진화될 수 있는 형태로 준비 중이며 조만간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사장은 또 이번 전시에서 B2B(기업 고객) 상담 영역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빌트인 가전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빌트인은 건설사가 주거시설을 지을 때 직접 가전제품까지 같이 공급하거나 내장재 공급 전문회사들이 가전까지 같이 공급하는 대표적 B2B 시장이다. 가전을 공급하는 브랜드를 결정할 때 사업 안정성, 제품 내구도, 유지보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대규모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B2B 전문 조직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고급 기능을 함께 갖춘 매스 프리미엄 브랜드 'LG 빌트인'을 중심으로 빌트인 가전 사업을 재편할 방침이다. 빌트인 사업 운영 국가도 현재 이태리, 스페인 등 남유럽 위주에서 서유럽, 북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