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전세 감소로 월세 부담 급증"가을이사철 월세 상승세 가팔라질 것"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6·27대출규제이후 서울 임대차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인 '전·월세 전환율'이 2018년 1월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4일 KB부동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4.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02%p 오른 것으로 2018년 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해당 수치가 오를수록 월세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말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4.10%였던 전월세전환율은 올해 △1월 4.14% △4월 4.20% △7월 4.23% △8월 4.25%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북 14개구와 강남11개구로 나눠보면 강북 지역의 전월세전환율이 4.31%로 서울 평균치를 웃돌았고 지난 2018년 8월 4.3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강남 역시 4.19%로 지난 2023년 8월 4.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입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2021년 10월 110.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의미다.

    실제 서울 소형 아파트 월세수요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비중은 54.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51.8%와 비교할 때 2.7%p 상승한 수치다.

    전월세전환율 상승은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와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버팀목대출(전세) 한도 축소 등 고강도 대출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임대시장에서 전세물량이 자취를 감추고 월세 가격 상승으로 전월세전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하면 월세 전환 가속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전세사기와 대출규제로 월세 수요가 증가했다"며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월세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