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단속국·국토안보수사국 급습해 450여명 체포취업비자 없이 기술지원… 체류목적 위반 혐의 가능성야당 "사실관계 확인"… 한미 정상회담 협상 무용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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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I와 ICE 요원을 포함한 법 집행관들이 2025년 5월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이민 법원에서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에서 2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가 발표되며 동맹 강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현지에서 10조 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미국 당국의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한국인까지 포함해 약 450명이 체포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양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정부에 사실관계 파악을 촉구하고 나섰다.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현지시간 4일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HL-GA)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을 포함한 근로자 약 450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는 무려 250명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인 체포 규모를 30여명으로 보도했으나 신원확인이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HL-GA는 2023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약 10조 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이다. 이 공장은 2028년까지 연간 약 30만 대(30GWh) 규모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략 생산기지로, 양사는 건설을 위해 핵심 역량을 집중해왔다.현장에서는 HSI 요원들이 확성기를 통해 “우리는 국토안보부다. 즉시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고 외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WSAV는 “이 과정에서 수백 대의 차량이 동원됐고 근로자 약 450명이 체포됐다”며 “한국인 근로자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출장 형태로 건너가 전자여행허가(ESTA)나 상용비자(B1)를 발급받아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지원 등 직접 업무는 원칙적으로 취업 비자가 필요한 활동으로, 이들에게는 ‘체류 목적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스티븐 슈랭크 HSI 애틀랜타 지부 특수요원은 현장 브리핑에서 “미국 시민권자나 합법적 영주권자들은 확인 후 석방 중”이라고 밝혔다.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체포한 뒤 수용 시설로 이송됐다.LG에너지솔루션 측은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고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 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 및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HL-GA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법 집행 기관과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노동·이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
- ▲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연합뉴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미 협상 결과를 두고 비판하거나, 회의적인 목소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이 관련된 만큼, 그 파장과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우리 기업의 정당한 권익은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며 "대미 수출에 미칠 파장 및 교민 안전 상황 등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국회 차원 필요한 입법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기업들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강화된 한미 동맹 기조 속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양사는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당국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이번 급습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벌어진 최대 규모 이민 단속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장, 식당, 건설 현장 등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규모 단속을 벌여왔다. 2019년 미시시피주 닭고기 가공공장 급습에서는 680명이 체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