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현대차-LG엔솔 합작공장서 불법체류자 단속효성重 멤피스 공장, LS전선 버지니아 공장 완공 목표이번 사태로 국내 산업계 충격. "결국 비용 증가할 것"
  • ▲ 지난 4일(현지시간) 불법체류 단속이 진행된 모습. ⓒ연합뉴스
    ▲ 지난 4일(현지시간) 불법체류 단속이 진행된 모습.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최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을 대상으로 대규모 불법체류 단속에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력 및 전선업체들은 기존 미국 투자 계획은 유지하지만 앞으로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발급받아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체류자를 단속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존에는 관행적으로 회의·계약 목적의 단기 상용 비자(B1)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았다면 전문직 취업비자 또는 주재원 비자(L1, E2)를 발급받는 것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전력, 전선 업체들도 미국 공장 설립 등 기존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비자 문제에 있어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기조다. 

    효성중공업은 내년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두 배로 증가하며, 미국 전력분야 슈퍼사이클을 맞아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 측은 “멤피스 공장 증설에 변화는 없다”면서 “현재 미국 체류 인원이 많지 않으며, 전원 H-1B 비자를 받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앞으로도 미국 출장 인원에 대해서는 H-1B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은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에 HVDC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4월 착공식을 가졌으며,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착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미국 체류 인원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 관계자는 “해당 인원들은 H-1B 비자를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정식 비자를 발급받게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4월, 미국 텍사스주 배스트럽시에 북미 사업 지원 복합 거점인 ‘배스트럽 캠퍼스’를 설립했다. 이번 사안이 발생하기 전에 완공되면서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LS일렉트릭도 직원 파견 시 H-1B나 L1, E2를 발급받게 하거나 현지 인력 채용을 하면서 미국 정부의 기조를 준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7일(현지시간) 이번 사안에 대한 실문에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한국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사안으로 국내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사태 진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트럼프 정부가 미국 현지인력을 채용하고 취업 비자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분명히했다”면서 “결국 이를 따라야 하겠지만 비용 증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