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HL-GA 공장 단속, 공사 일정 차질미국 전역 배터리 건설 현장 영향 확산 우려 현지 반이민 정서와 미국인 인력 채용 요구 부담
  •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연합뉴스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약 300여 명이 불법체류자로 단속된 이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공장 건설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는 공사 지연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미국 정부 보조금 축소, 추가 비용 부담 등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비자 문제 개선에 나섰지만, 현지 반이민 정서와 미국인 인력 채용 요구가 커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 이후, 이 현장뿐만 아니라 미국 내 주요 배터리 공장들의 건설 작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L-1 비자를 받은 주재원과 일부 현지 인력만 최소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HL-GA 공장을 비롯해 애리조나주 퀸크릭, 미시간주 랜싱, 오하이오 파예트카운티 등에서 4개 지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의 공장 건설은 마무리했으나, 공장 가동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단속 사태 해결이 우선 과제이며, 이후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연간 50GWh 배터리 생산 시설에서 하루 생산이 멈추면 약 400만 달러(5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HL-GA 공장(30GWh)을 기준으로는 하루 약 33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금융비·고정비 증가와 고객사 신뢰 하락까지 고려하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가 2032년 종료 예정인 점도 문제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수령한 AMPC만 1조4000억 원에 달했는데, 공사 지연으로 혜택 축소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정경희 LS증권 정경희 연구원은 "북미 판매를 다각화하고 AMPC 수취에도 긍정적이었던 이번 프로젝트 지연으로 내년 수익 추정치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비자 발급과 인력 충원 문제도 난제다. 현지 국내 배터리사 공장에서 설치되는 대부분 첨단 배터리 장비는 한국산을 사용해, 미국 인력으로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이번 단속으로 구금된 LG에너지솔루션 직원 47명과 일본인 3명은 장비 담당자였고,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직원 156명은 공장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맡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직원의 미국 파견을 위한 조건으로 현지 인력에 대한 훈련을 언급한 만큼 현지 사업에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향후 비자 발급과 인력 충원까지 고려하면 공정 재개에는 시간이 더 걸리고 동시에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구금된 인력이 복귀하면 비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논의가 원활히 진행돼 미국 내 사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캐롤라인 램지(Caroline Ramsey) 혼다 대변인은 외신 콜롬버스 디스패치와 인터뷰를 통해 오하이오 파예트 카운티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 건설은 지연되거나 중단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오하이오 파예트 카운티에 건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혼다 합작공장은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 40GWh 규모로 총 44억달러를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