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여수시의원 언론 기고문 통해 '고가 분양 전환' 비판"5년전 입주 임대가 신축보다 비싸"…감평액 산정부터 문제제주·위례도 갈등…부영연대 부당이득반환소송 14년만 승소피소액 3600억 '10대건설 수준'… 작년 국감서도 '폭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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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영그룹 사옥. ⓒ뉴데일리DB
"이재명 대통령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부영주택의 건설면허를 취소하십시오. 그 한번의 결단이 대한민국이 '서민의 생명과 주거권을 지키는 나라'임을 온 국민에게 증명할 것입니다."이석주 여수시의원은 최근 언론 기고문을 통해 부영주택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현역 시의원이 면허취소까지 언급하면서 특정기업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그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한 기고문을 낸 데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부영주택은 '출산지원금 1억원'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부영그룹 핵심계열사로 전국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여수는 부영아파트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여수시내 아파트 7만6073가구 가운데 부영아파트는 1만7986가구로 전체 23.6%를 차지한다.이 의원은 그중 하나인 '웅천부영' 단지를 예로 들며 부영 측의 무리한 '고가 분양전환'을 꼬집었다.민간임대로 공급했던 아파트를 추후 분양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영이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서민들 주거불안을 야기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이 의원에 따르면 2015년 입주를 시작한 웅천부영1차는 당시 임차인들과 10년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5년만인 2020년 조기분양에 나서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전용 84㎡ 기준 2억9090만원으로 책정했다.문제는 같은해 바로 인근에 분양한 신축아파트인 '웅천 더 마린 애시앙'(2022년 입주) 분양가가 2억9090만원으로 웅천 부영1차보다 되려 낮았다는 것이다.당시 웅천부영1차 입주민들로 구성된 '분양가인하 투쟁위원회'는 "5년전 입주한 아파트가 올해 분양한 아파트보다 비싼 가격에 분양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했다.2021년 분양전환에 나선 웅천부영2·3차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단지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3억200만~3억5100만원으로 책정됐다.임차인들은 먼저 분양 전환한 웅천부영1차를 예로 들며 1년만에 분양가가 최고 6000만원 가까이 인상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당시 지역 정치권에선 분양전환 가격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액 산정과정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김회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은 2021년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웅천부영2·3차 감정평가 비교기준으로 입지조건이 훨씬 우수한 인근 지웰 아파트를 선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지웰 경우 웅천부영2·3차와 달리 바다 조망권을 갖췄고 커뮤니티센터도 훨씬 커 비교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
- ▲ 여수시 웅천부영 단지 전경. ⓒ네이버지도
부영을 둘러싼 고분양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여수라는 특정지역에 국한된 이슈도 아니다.당장 인터넷포털에 '부영 분양전환'이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전국 곳곳에서 불거진 고분양가 갈등사례들이 쏟아져 나온다.제주 삼화부영3차는 2023년 8월 10년임대 만기로 분양전환됐고 2024년 감정평가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분양가와 감정평가법인 선정을 두고 입주민과 부영, 제주시가 갈등을 빚으면서 행정소송과 감사가 잇따랐다.마찬가지로 분양전환을 추진중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포레스트사랑으로부영'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여부를 놓고 입주민과 부영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최근엔 부영 임차인들이 무려 14년간 부영과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전을 벌여 결국 승소판결을 받았다.김해 장유부영임대아파트 등 총 18개단지 입주민이 모여 결성한 부영연대는 2007년부터 총 35건의 부당이익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 4월 법원으로부터 최종 승소판결을 받아냈다.부동산업계에선 부영의 임대사업 폭리논란이 끊이질 않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지난해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부영그룹이 임대주택사업으로 부당이득을 얻었다"며 "이와 관련된 소송은 총 218건, 소송가액은 최소 44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부영주택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피소가액은 4446억원에 이르렀다.지난해엔 피소가액이 3605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현대건설(3712억원) 등 상위 10대건설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올해 시공능력평가 224위인 부영주택이 10대건설사 수준 소송전에 휘말려있다는 것은 그만큼 '논란의 여지'가 큰 임대사업이 많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노인회장이 이중근 부영 회장인데, 정작 부영은 노인 거주비율이 높은 임대주택에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임대사업 관련 논란이 지속될 경우 이중적 행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