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기아의 3배… 현대차·SK㈜·한전 3~5위과감한 HBM 투자 성과… 세수 기여 확대 평가반도체 수출 이끌어… 납세 1위 한국은행 추월
  •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올해 상반기 SK그룹 계열사들이 국내 기업 법인세 납부 상위권을 휩쓸었다. SK하이닉스가 2조70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내며 납세 1위를 차지했고, 지주사 SK㈜도 6000억원을 납부해 4위에 올랐다.

    16일 재계가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의 반기보고서를 개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 2조7717억원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SK㈜ 역시 같은 기간 6006억원을 내며 4위에 올랐다.

    2위는 기아로 9089억원, 현대차는 8222억원으로 3위로 나타났고, 한국전력은 5081억원으로 5위권에 들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35조4948억원, 영업이익 15조212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6조6534억원으로, 삼성전자(11조3613억원)를 크게 앞섰다.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성과가 실적과 세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역시 SK하이닉스가 3조6307억원을 납부하며 법인세 1위를 기록했다. SK㈜도 매년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꾸준히 내며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계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기적 투자 결단을 꼽는다. 최 회장은 2012년 경영난에 빠진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집중해 HBM 시장을 개척했다. SK㈜ 역시 그룹 차원의 전략 투자를 주도하며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친 뒤 격차를 더욱 벌렸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이 733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SK하이닉스의 기여가 컸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포럼에서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 투자를 지속한 덕분에 오늘날 HBM 신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