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달 7% 상승 … 11거래일 연속 상승세 지속정책 되돌림에 돌아온 외국인, 삼전·SK하닉 대거 매수개미는 해외로, 美 증시 보관액 1459억달러로 연중 최고개미들, 美장에 더 높은 점수 … "국내 증시 불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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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정책 되돌림 기대감과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 보다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장으로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6.95% 상승했다. 특히 지수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0일 4년 1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닷새째 신고가 랠리를 지속 중이다. 전날 기준 장중 최고치는 3420.23였지만, 이날 장중 3439.05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796.91에서 852.69로 7.00%나 올랐다.이 기간 코스피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국내 증시 양대 시장에서 7조936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2279억원, 2조2177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량은 156억7188만주, 거래대금은 193조6789억원을 기록했다.외국인들은 반도체·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총순매수액 중 SK하이닉스(2조3162억원)와 삼성전자(1조7229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7.26%에 달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9.76% 상승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23.05%나 뛰었다. 이 밖에 외국인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03억원) ▲현대로템(2523억원) ▲HD현대일렉트릭(1998억원) 등도 대거 사들였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호조와 대형주들의 강세에도 삼성전자 3조4776억원, SK하이닉스 2조3115억원어치씩 팔아치우고 미국 증시로 발걸음을 옮겼다.한국 증시가 단기간의 상승으로 조정 가능성이 높은 반면 미국 증시는 금리인하, 기술주 실적 개선 등 상승 압력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증시보다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가 더 높다"며 "최근 곱버스, 공매도 등 하락 베팅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했다.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가 집계한 12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약 1459억달러(한화 약 202조원)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올해 순매수액은 159억달러(약 22조원)로 지난해 연간 총순매수액인 105억달러(약 15조원)를 넘어섰다.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본격화된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최대 헬스케어업체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 INC)으로 3억1733만달러(약 43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비트마인(2억4853만달러) ▲팔란티어(1억9060만달러) ▲엔비디아(1억7773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최근 뉴욕증시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주요 기술주들의 훈풍에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15일(현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중 무역 협상 진전 소식까지 맞물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6%,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4%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또한 미 증시에서 주요 기술기업 7개를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7(M7)을 중심으로 AI 투자 사이클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브로드컴이 오픈AI에 100억달러 규모의 전용 칩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밝힌 데 이어 알파벳은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나이의 성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며 사상 네 번째로 시총 3조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됐다. 테슬라도 이날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의 1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시장에서는 9월 FOMC 이후 발표될 점도표와 향후 정책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는 금리인하보다 점도표와 경제전망 수치들(SEP),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힌트 제공 여부가 중요하다”며 “점도표의 경우 도비시(비둘기파) 성향이자 친(親) 트럼프 인사들인 보우먼 부의장이나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들이 부각되긴 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인사들이 관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성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점도표의 분포 괴리가 위아래로 벌어지면서 방향성에 대한 해석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증시가 급격한 인하 기대감을 반영한 만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점도표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 축소 국면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증시 조정 압력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대치를 충족한다 하더라도 이미 금리인하 기대로 미국과 한국 모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만큼 단기 상승 동력으로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며 만약 점도표가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다만, 금리인하 이후 주식 시장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금리인하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지만, 보험성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성 환경 개선이 미국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뉴욕증시의 우상향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한 금리인하가 아닌 경기 둔화 방어를 위한 금리인하가 진행된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은 대체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