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회사채 수요예측서 언더발행 성공키움증권도 1.7조 뭉칫돈 쏠려 … 증액 발행 검토BBB급 비우량채 등 기업별 양극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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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채 시장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확실시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회사채 투자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롯데칠성음료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배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언더발행에 성공했다.롯데칠성은 전날 진행한 15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33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3년물 8600억원, 5년물 4700억원이다. 당초 롯데칠성은 3년물과 5년물 각각 1000억원, 500억원의 모집액을 설정했다.희망 금리 밴드로 개별 민평금리에 ±30bp를 제시한 가운데 금리 수준은 3년물 마이너스(-) 5bp(1bp=0.01%포인트), 5년물 -6bp에 결정되며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롯데칠성은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키움증권(AA-)도 지난 15일 진행한 총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74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1조15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59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키움증권도 민평금리에 ±30bp를 제시한 가운데 3년물 마이너스(-) 13bp, 5년물은 마이너스 23bp 수준에서 목표액을 달성했다. 키움증권은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BBB급인 케이카캐피탈은 지난 8일 공모 회사채 데뷔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총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4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트랜치(만기) 별로는 1.5년물 200억원 모집에 290억원 2년물 100억원 모집에 16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 회사는 최대 6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 고전했던 건설사도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진행한 3100억원 규모 회사채 청약에서 전량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ESG채권 수요예측에서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2000억원 모집에 5배 넘는 수요를 끌어냈다.
앞서 지난 7월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1300억원)의 6배가 넘은 8830억원 주문을 받았고, 같은 달 25일 2600억원을 발행했다.
최근 회사채 수요가 커지는 이유는 금리 매력 덕분이다. 현재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반면 고용지표가 부진하자 미 연준이 이달을 포함해 연내 세 차례까지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경기 부양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진정될 조짐이 보인다면 한국은행도 내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BBB급 비우량채나 기업별 양극화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중앙그룹 드라마·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은 지난 1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1년물 3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한 가운데 1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앞서 SLL중앙은 올해 총 4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일부 미매각을 겪은 바 있다.
SLL중앙은 신용등급 전망에서 스플릿(불일치)이 발생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BBB'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NICE신용평가는 투자 확대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증권채가 흥행하는 가운데 지난해 적극적으로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었던 중소형사들은 주춤한 모습이다.
시장 수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과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로 인해 자금 조달이 여전히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롯데건설은 11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한 건의 매수 주문도 접수되지 않아 전량 미매각됐다. 이후 추가 청약에서 200억원을 간신히 채웠고 나머지 900억원은 증권사 인수단이 떠안았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2026년 상반기까지 금리인하 기조 이어진다고 할 때 시장금리 하락은 고금리 비우량 회사채 투자에 우호적"이라며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도 많았으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싱글 A급 실적은 개선된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비우량 등급 내 크레딧 노이즈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펀더멘탈을 생각한 선별적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