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기대 약화·영국 재정 불안 겹쳐1400원선 돌파 경계감 고조… 외인 자금 흐름 변수수출 지표 호조 시 원화 강세 가능성… 상하방 요인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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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다 영국 재정 불안까지 겹치면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추가 달러 강세 여부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금 흐름이 원·달러 환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21일 서울외국환중개 시세에 따르면 새벽 2시 마감한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9시~오후 3시 반) 종가 1393.60원과 비교해 3.4원 오른 수준이다.원-달러 환율은 런던 금융시장이 문을 연 뒤 영국의 재정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2025·2026 회계연도의 첫 달인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영국의 재정적자는 누적 838억파운드(한화 약 158조원)로 집계됐다.예산책임청(OBR)의 전망치(724억파운드 적자)보다 큰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6억파운드 적자)과 비교하면 24% 늘었다. 코로나 대유행 때인 지난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재정적자 확대는 소비 관련 세금 수입은 예상보다 낮았던 반면 공공서비스 지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영국의 재정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영국 국채 금리는 오르고 파운드는 약세를 보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도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오며 달러 강세 압력을 일부 강화했다.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장 해석이 따르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차원에서 달러를 사들인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펜타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배녹번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결정 전 달러에 매도 압력이 쏠렸던 만큼, (달러의) 반등 여력이 더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실제 지난주 초반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며 환율이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대규모 순매수로 장중 저가 기준 1375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FOMC 회의 이후 다시 반등했다.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됐다. 점도표(연말 기준금리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를 점으로 표시한 것)에 나타난 위원들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시장에서는 환율이 1400원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추가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흐름이 맞물릴 경우, 환율이 실제로 14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차손 우려가 커지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수를 줄이고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오는 22일 발표 나는 1~20일 한국 수출 실적 등이 양호할 경우 환율은 하락할 수 있다.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좋으면 달러가 국내로 많이 들어와 원화 수요가 커지게 된다. 달러 공급이 늘고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