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유럽 재정 불안 겹치며 금값 사상 최고치 행진올 들어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수익률 82% 급등'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도 101% 올라전문가들 "내년까진 금값 상승 지속"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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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금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관세전쟁, 지정학적 위기 등이 겹치면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자 금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금리 인하·유럽 재정 불안이 끌어올린 금값 

    23일(현지시각)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0.60달러(1.07%) 오른 온스당 3815.7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랠리로 처음으로 3800달러 고지를 밟으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다시 쓴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정책 속에서 투자자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한 관세정책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올해 안전자산인 금에 몰렸다. 올해 초(1월 2일) 2669달러로 출발한 금 선물 가격은 40%가량 상승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것은 금융위기가 아니라 백악관 때문"이라며 "대형 투자자부터 소규모 투자자까지 모두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불확실한 역할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통화정책이 지목된다. 지난주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금값 상승 곡선이 더 가팔라지는 추세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연내 추가로 2회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같은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미얀마 내전 등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는 점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면서 "지난주 연준의 금리 인하와 추가 인하 전망이 금값을 지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고치 금값에 ETF·ETN 수익률도 高高 … "더 간다"

    금값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금 관련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뉴욕상품거래소(COMEX)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의 수익률은 무려 81.86%를 기록했다. 

    금 선물가격의 정배수를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 ETF'와 'TIGER 골드선물(H) ETF'도 각각 38.61%, 37.57% 상승했다. 

    이밖에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도 9개월여간 101.21% 급등하는 등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88.61%), 'N2 레버리지 금 선물 ETN(H)'(87.63%),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89.61%),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TFN(H)'(87.88%) 등 금 선물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도 급등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금 현물 상품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ACE KRX 금현물 ETF'를 47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매수액이 224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금 상품 투자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금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재정 불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했던 네 차례 사례에서 금 가격은 평균 16% 올랐다"며 "현재의 금 가격 상승은 강세장 패턴에 따라 2026년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온스당 40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