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9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 업계 '한파'HMM 2분기 부진… 3분기도 영업익 급감 전망포스코, 해운업 침체에 인수 결단 쉽지 않을 듯HMM, 불황기 버틸 '든든한 새주인' 필요성 부각
  • ▲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HMM
    ▲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HMM
    해상운임지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민영화를 앞둔 HMM의 하반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HMM 인수를 고려 중인 포스코그룹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1198.21로 전주 1398.11보다 14.3% 하락했다. 이는 2015년 11월 12일(-15.1%) 이후 9년10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SCFI가 12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노선별로 미주 서안이 31%, 동안이 23% 하락하는 등 지난주 미주 노선 운임이 급락하며 전체 SCFI의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해상운임은 올 들어 꾸준히 약세를 보이며 올 초 2505.17 대비 최근까지 52.2% 급락, 반토막이 났다. 올해 2분기 평균 SCFI는 지난해 동기보다 37.4% 하락한 1645.4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6.6%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간 물동량 증가로 해상운임이 고공 행진했지만, 올해는 미국발 무역 전쟁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으로 운임 하락이 불가피했다.

    코로나19 해운업 초호황기 시절 발주돼 투입을 앞둔 선박을 고려하면 선복량 공급 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다음 달 중순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어서 글로벌 물동량은 더 줄고, 운임 또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실적 감소폭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HMM은 2분기 운임 하락 여파로 매출 2조6227억원, 영업이익 233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영업이익은 63.8% 감소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해상운임이 약세인 점에 비춰 HMM의 실적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26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1.8% 급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HMM 인수를 저울질하는 포스코그룹 고민도 커지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주력인 철강과 이차전지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사업다각화와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HMM 인수 시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다.

    해상운임 하락세가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포스코가 섣불리 인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HMM의 국적선사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불황 국면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대기업 집단에 HMM이 편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추가로 빠지면 HMM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매각 가격 협상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HMM은 체력이 탄탄한 그룹에 속해야 불황기를 견디고, 다시 호황기가 올 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