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5.5원 오른 1403.0원 개장 … 4개월 만 1400원 돌파파월, 금리인하 '신중론' … "공격적으로 내리면 인플레 억제에 영향"구윤철 부총리, 美 재무장관과 면담 … 한미 통화스와프·환율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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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4개월여 만에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다. 유로화 약세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달러 강세를 이끄는 가운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집행 부담이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40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140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약 4개월 만에 1400원선을 뚫었다. 오늘 새벽 2시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6.30원 오른 140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원인은 독일 기업심리지표 부진에 따른 유로 약세와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밝힌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금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가 미완으로 남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신중론은 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3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미 투자 자금 집행이 임박하면서 원화 매도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조건으로 전액 현금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은 대미 투자펀드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의견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게 되면 외환 시장에 큰 충격이 올 우려가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요구하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면담하고 한미 통화스와프 등 양국간 통상 이슈를 논의했다. 다만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도도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01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920억원을 팔아치웠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및 한미간 투자 패키지 협상 불확실성등에 환율이 1400원대로 상승했지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달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고 한미간 협상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며, 1400원대 환율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심리 약화, 역내 실수요 우위에 상승이 예상된다”며 "적극적인 매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수입업체 결제와 해외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가 역내 수급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