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선행·동행지표 동시 하락 … "내년도 힘들다"

올 연말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최근 안전사고 규제 강화 등 여파로 내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등을 위한 정부의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30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지난 7월까지 발표된 건설지표가 연간 뚜렷한 반등 없이 위축을 이어가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이후 건설수주와 함께 착공물량의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건설수주는 지난 7월까지 1.0% 증가했으나 경상금액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줄어들며 선행지표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건축허가 및 착공면적 또한 7월까지 각각 16.5%, 12.8%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성의 감소세 역시 지속되며 동행지표 역시 부진했다는 평가다. 지난 7월까지 건설기성은 18.6% 줄어들어 1998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면서다. 기성은 진행 중인 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건설기업의 재무 악화는 물론 고용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 등으로 4분기 건설시장은 이전 대비 침체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착공물량 감소 누적치 등을 고려하면 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정연은 "3분기 건설경기는 선행지표와 동행지표 모두 부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반기 이후 수주와 착공 물량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건설업은 7월 계약액 8조2000억원, 8월 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및 최근 3년 평균을 밑돌았고 특히 하도급공사 계약액이 지난해 같은달 대비 10% 이상 감소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체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문건설업 역시 4분기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인력 수급, 인건비 부담,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3분기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6·27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오는 4분기에는 소비심리지수와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하락세로 전환된 점,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 등을 고려하면 시장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건정연 전망이다.

박선구 건정연 실장은 "최근 건설산업 안전사고 규제강화로 전국 곳곳의 공사현장이 지연 또는 중지되고 있어 건설지표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침체된 건설경기를 되살리는 동시에 현장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