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업대출 잔액 841조1471억원 … 전월비 4조2669억원 증가정부 기조에 기업대출 늘려 … 향후 연체율 관리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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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기업대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보다 위험도가 높은 기업대출 특성상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대출 잔액은 841조1471억원으로, 전월(836조8801억원) 대비 4조2669억원 늘었다. 

    이는 직전 달(6조2648억원) 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빠른 증가세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 중소기업 대출은 크게 늘었다. 7~9월까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총 7조9000억원으로, 올 상반기 증가액(1조857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8월 한 달 증가액만 3조276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 정책과 맞물린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주문했고,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은행장들과 첫 간담회에서 "정부가 은행권의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를 개선한 만큼, 은행들도 규제개선 취지에 걸맞게 생산적 금융을 적극 공급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호응해 생산적 금융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정부 국민상장펀드에 10조원을 출자하고 현재 약 50% 수준인 기업대출 비중을 향후 6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건전성 우려는 적지 않다. 지난 7월말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월 0.41%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소폭 내렸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 0.60%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이 전월 대비 0.11%포인트 뛰며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대출은 경기 상황과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부실 위험이 크게 변동한다. 최근 경기 둔화와 고금리 부담이 겹친 상황을 고려하면 연체율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 기조에 맞춰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연체율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건전성 관리가 큰 과제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