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70조 돌파 … 절반 이상은 개인사업자연체율도 고공행진 … 12년 만의 최고치반면 증시는 '훈풍 '… 코스피·수출 반등에 기대감회복의 이중 구조 … 소상공인 지원 확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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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매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은 사상 최대 규모 대출과 12년 만의 최고 연체율에 시달리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최근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대외 지표상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체감 경기와는 거리가 먼 현실 속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12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9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2012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733조 7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약 69%를 차지했다. 대부분 음식점, 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금융지원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늘어난 대출이, 고금리와 소비 둔화 국면에서 자영업자들의 ‘부채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대출 규모 증가보다 더 우려되는 건 연체율의 상승세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0.51%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분기(0.61%)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전체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35%에서 0.44%로 올라 금융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도 연체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음식점, 숙박, 도소매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들은 고금리 대출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상환 부담이 더욱 크다. 일부 자영업자는 이미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들어가거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자영업자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증시와 수출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2500선을 회복하며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며, 반도체 수출도 지난 10월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IT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키우며 외국인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하지만 이런 수치는 대기업 중심의 회복을 보여줄 뿐 내수 기반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는 여전히 피부에 와닿지 않는 '통계상의 회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전문가들은 현재 경기 회복이 수출·제조업 중심의 외형 성장에 편중돼 있으며, 자영업자를 비롯한 내수 기반 경제 주체들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 흐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실물경제 전반의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정부는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채무조정제도, 저금리 대환대출, 신용회복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회복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경기 회복의 이중 구조 속에서 자영업자의 고통이 계속된다면 소비 회복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소득 개선과 영업환경 정상화를 위한 정책적 접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