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만명 정보 유출 여파 … 대주주 관리 책임 도마 위김병주 MBK 회장 국회 첫 출석 여부 ‘촉각’정보보호 예산 축소 논란에 사모펀드 경영 행태 '지적'
  • ▲ ▲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 회의에서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연합뉴스
    ▲ ▲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9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 회의에서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늘부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금융권 국감으로, 지난 8월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둘러싸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관리 책임 여부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이날 롯데카드 해킹 사고로 인한 대규모 개인정보 보안 문제와 관련해 개인정보위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정무위는 조 대표를 비롯해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과 윤종하 부회장 등을 증인 명단에 올렸다.

    정무위는 롯데카드를 비롯해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하고 있는 해킹 사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개인정보 관리 소홀 책임을 묻기 위해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경영진을 소환했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뿐 아니라 홈플러스를 보유한 사모펀드로,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도 경영 책임론이 제기됐다. 정무위는 이번 국감을 통해 사모펀드(PEF)의 수익 중심 경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지,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따질 예정이다.

    사모펀드 경영진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롯데카드 해킹 사고 이후 대주주 관리 책임 논란이 확대되면서 김병주 회장의 출석 여부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간담회나 국감 소환 요구에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열린 정무위 간담회에도 불참했고, 윤종하 부회장만 참석했다. 전날까지도 김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감의 핵심 쟁점은 지난 8월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고다. 당시 전체 회원 약 960만명 중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특히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유효기간·CVC 등 결제 핵심 정보까지 포함돼, 단말기에 카드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키인 결제’ 과정에서 부정 사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롯데카드는 현재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재발급과 비밀번호 변경 등 보호조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기준 부정사용 위험이 있는 고객 28만명 가운데 약 82%가 관련 조치를 마쳤다.

    롯데카드 측은 "현재까지 부정 사용 시도나 실제 소비자 피해는 단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만약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고, 고객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또한 연관성이 입증되면 전액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롯데카드의 보안 인력과 예산이 줄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에 집중하면서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낮아졌다는 비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카드사별 정보기술(IT)·정보보호 예산 현황'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정보보호(인건비 제외) 예산은 96억5600만원으로, IT 예산(1078억4400만원)의 9% 수준이다.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2020년 14.2%에서 5년 만에 5.2%포인트(p) 줄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보보호 예산 축소 주장은 IT 인프라만을 기준으로 해석한 주장"이라며 "롯데카드는 인프라와 인력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하며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지속해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정무위는 오는 20일 금융위원회·산업은행·IBK기업은행, 21일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서민금융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20일에는 양혁승 새도약기금 대표와 오경석 업비트 대표가, 21일에는 김인 새마을금고 회장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