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호텔신라, 적자 사업 정리로 수익성 방어세븐일레븐 2년 연속 구조조정 … 효율경영 기조 강화홈플러스는 자금 수혈·매각 병행 … 유통업 전반 체질개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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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와 소비침체 장기화 속에서 유통 대기업들이 선택과 집중 기조로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재무 안정화 등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방향을 틀며 외형 확장에서 내실 경영으로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자회사인 반려동물 전문몰 어바웃펫의 매각을 추진하며 손실 사업 정리에 나섰다. 전날 이사회에서 어바웃펫에 대여한 200억원을 면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매수자 측의 선결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GS리테일은 2018년 반려동물 시장 성장세를 겨냥해 어바웃펫을 인수했지만 지난 7년간 누적 손실만 약 800억원에 달했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154억원)에 빠졌다.

    GS리테일은 "본업 중심의 성장 및 사업 구조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핵심 유통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 역시 비효율 사업 정리에 나섰다.

    최근 이사회에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 권역 면세사업권을 중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2033년까지 운영이 가능했지만 매월 300억원대 임차료 부담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결단을 내렸다. 1900억원 규모의 위약금이 발생하지만 수익성 없는 사업을 정리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이 우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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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일레븐은 2년 연속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사원급은 만 40세 이상 또는 8년차 이상, 간부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10년차 이상 근무자가 대상이다. 퇴직자에게는 직급별로 기본급 20~24개월분과 취업지원금 1000만원, 자녀 학자금(최대 2명)을 지원한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점포 수를 978개 줄이며 효율화를 추진했으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1% 감소하고 영업손실 427억원을 기록하는 등 체질 개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사재 출연과 공개입찰 전환 등 재무 안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MBK는 자금 경색에 빠진 홈플러스의 회생을 위해 스토킹 호스(우선협상대상자 선지정) 방식을 포기하고 공개 경쟁입찰로 전환했다. 이번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며 새 인수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법원 결정에 따라 기업 청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5월 1000억원을 출연했고 7월 1500억원을 보증했으며 9월 2000억원을 추가 증여해 총 5000억원의 사재 출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공동대표인 김광일 부회장도 "10월 말까지 LOI(인수의향서)를 받으면 법원에 회생절차 연장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기반이 흔들리면서 유통업계의 구조조정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2.4% 감소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4분기 87로, 3분기(102) 대비 큰 폭 하락했다. 백화점(103)을 제외한 온라인쇼핑(87), 편의점(83), 대형마트(81) 등 대부분 업태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업태 간 경쟁 심화로 유통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 유통 대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며 "비핵심 사업 정리와 재무·조직 효율화 경쟁이 본격화되면 유통 시장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