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합산 글로벌 점유율 40%대 붕괴CATL·BYD 성장세↑…K-배터리사와 격차 확대캐즘에 더해 중국 저가 배터리로 압박
  • ▲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올해 중국에 역전되며 40%대가 무너졌다. 한때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국내 배터리사들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현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밀리며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1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8.3%를 기록했다. 2021년 56%에서 2024년 44%로 줄었는데, 올해는 40% 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3사(CATL·BYD·파라시스)는 39.1%를 기록하며 한국을 앞질렀다. 중국 배터리 5개사를 합치면 점유율은 43%에 달한다.

    지난해만 해도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4.7%로, 중국 5개사(34.8%)를 앞섰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글로벌 1위 CATL의 성장세는 거침없다. 같은 기간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36.8% 증가했지만, 2위 LG에너지솔루션은 11.2% 증가에 그쳤다. BYD는 같은 기간 무려 148.6%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CATL은 29.1%, LG에너지솔루션은 21.3%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3.0%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8%포인트로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밀리면 곧 K-배터리의 아성이 위협받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성장 정체기(캐즘·Chasm)에 접어든 만큼, 이 구간만 버티면 다시 호황이 올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그러나 업황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캐즘’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CATL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으로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CATL은 ‘캐즘’이 무색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삼성SDI와 SK온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진 원인으로는 배터리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감소, 주요 원자재 가격 폭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 그리고 중국 경쟁사의 저가형 LFP 배터리 확산으로 국내 삼원계 배터리의 점유율이 줄어든 점 등이 꼽힌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K-배터리 현황’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불황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에 맞춘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