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25% → 15% 인하에도 철강 50% 그대로포스코·현대제철, 6월 이후 관세 부담 켜켜이EU도 50% 관세 예고 … 철강산업지원법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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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구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들. ⓒ연합뉴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철강 업계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되며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업계가 관세 인하로 한숨을 돌리고 조선업계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로 훈풍을 맞는 반면 철강은 50% 고율 관세가 유지돼 충격이 크다.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반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의 관세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철강업계는 울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가 장기화하면 국내 철강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3~5월 관세율 25% 적용으로 미국에 총 5700만 달러의 관세를 냈다. 관세가 지난 6월 50%로 인상되면서 3~8월 동안 낸 관세액은 총 1억470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달한다. 50% 관세가 부과된 이후 철강 수출도 감소 추세다.여기에 EU도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초 EU는 수입산 철강 제품의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를 기존 3050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줄이고,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철강 전체 수출액 중 유럽이 13.4%, 미국이 9%를 차지해 최대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아직 미국과 관세 협상 여지는 있지만 업계는 정부가 준비 중인 철강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상승, 원가 부담 등 여러 우려 사항이 존재한다"며 "품목별, 고부가 체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수출에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반면 자동차와 조선업계는 각각 관세 인하와 한미 협력 확대 기대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3분기 관세 부담으로 줄어든 영업이익이 1조8000억원에 달하면서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향후 관세 인하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양국이 관세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다”고 밝혔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배터리 기업의 대미 투자와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조선업계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선박 금융과 보증 등을 포함한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특히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면서 한미 조선협력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양국이 내린 중요한 결단을 지지한다”며 “첨단 조선 기술을 기반으로 양국의 번영과 공동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